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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제 가치를 찾게 될 G20 2010/11/07 21:44

천마총

글로벌 금융위기의 몇 안 되는 승자 중 하나는 G20이었음. G20 정상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공동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네 차례 회동을 가졌음.

신흥국과 선진국의 대표 국가들이 참여한 G20은 선진국으로만 구성돼 있던 G7 등 다른 경제클럽에는 결여돼 있는 정당성을 확보해

글로벌 위기가 가장 심각했던 순간에 G20은 재정부양책에 대한 공동의 약속에서부터 IMF 추가 재원 확보에 이르기까지 인상적인 합의를 도출해냈음. 이에 따라 G20이 국제경제 외교 분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대두돼. 즉, 실천은 없고 말만 무성한(talking-shop) G20이 제 가치를 찾게 될 것이라는 기대임.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G20의 유용성이 퇴색돼 왔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G20이 중요한 협력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는 실현될 수 있을 것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완벽히 실패했음. 당시 정상들은 특히 단기 재정긴축 정책의 장점과 관련해 유럽과 미국 간의 견해 차이를 전혀 조율하지 못했음. 토론토 회의에서 제대로 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11월 11∼12일 서울 정상회의의 중요성이 커졌음.

美 연준(Fed)의 2차 양적완화 조치, 중국의 위안화 추가 절상 허용 거부, 신흥국가들로의 자본유입 급증 등으로 글로벌 환율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G20 정상들이 말뿐인 공식성명 그 이상의 것을 내놓지 못한다면 많은 이들은 G로 시작되는 다른 모임들과 마찬가지로 G20도 시간낭비일 뿐인 모임이라고 의심하기 시작할 것.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유감임.

물밑에서는 열성적인 의장국인 한국의 지휘 아래 G20 국가들은 최근 몇 주간 IMF 쿼터 및 대출제도 개혁 등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음.

IMF 개혁에 마침내 일부 진전이 이뤄졌는데, IMF 내 각국의 비중을 규정하는 쿼터 개혁으로 신흥국가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 IMF 내에서 비중이 높았던 유럽 국가들은 이사회 의석 2석을 포기하도록 설득됐음.

IMF는 또한 대출제도를 개혁해 위기가 닥쳤을 때 건전한 국가들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음. 한국은 신흥국가들이 금융위기에 대비해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축적할 필요가 없도록 하려면 그러한 안전망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는데, 이는 적절한 주장임. 이러한 진전들은 사소하지만 중요해

또한 통상 국제기구들은 문제 해결의 진척이 더딘데, 적어도 이 기준에서 보자면 G20 덕분에 IMF 개혁 등에 대한 진전이 매우 신속히 이루어진 것임.

G20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하려면 G20 정상들은 현재의 주요 도전과제 즉, 세계 수요가 과잉부채 상태인 미국에 덜 의존하고 중국 등 활기가 넘치는 신흥국들의 국내지출에 더 많이 의존하도록 재조정하는 작업에 대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긴급한 점진주의적(urgent incrementalism) 태도로 접근해야 해

세계수요 재조정은 여러 해가 소요될 것. 그 과정이 각국의 국내 정치상황으로 인해 복잡해졌기 때문임. 미국에서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함에 따라 단기 재정부양이나 중기 적자감축 등에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욱 낮아져. 재정정책을 쓸 수 없다는 것은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는 뜻임.

이렇게 되면 신흥국가들로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신흥경제국인 중국이 자국 자본시장의 문을 계속 닫아놓고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이 받는 압력은 더욱 커질 것

G20 정상회의가 이러한 긴장을 마법처럼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러한 긴장을 관리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어

G20 회의를 통해 각국의 통화가 얼마나 많이 고평가돼 있거나 저평가돼 있는지, 경상수지 균형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동의 분석이 제시될 수 있어

미국은 경상수지 흑자 및 적자 규모를 GDP의 4%로 제한하자고 제안했음. 이는 너무나 엄격한 기준이지만, G20 회의를 통해 각국의 경상수지 균형이 도달해야 할 범위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 여지는 많아

그러나 11월 12일 G20 의장국 자리를 넘겨받는 프랑스로서는, 아무리 점진주의 앞에 ‘긴급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고 하더라도 G20이 점진주의적 태도를 고수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금기사항 없이’ 국제통화시스템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사르코지 대통령은 G20이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의 역할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다루길 원해

그러나 안타깝게도 과거 경험을 돌이켜보면, 국제통화시스템의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논의하게 될 경우 보다 작고도 실용적인 목표에 주목하지 못하게 돼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해. 프랑스는 이 점을 명심해야. G20은 가능성이 있는 일에 전념할 때에만 가치 있는 존재로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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