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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은 거짓말장이? 2010/04/30 01:36

브론테

미국 투자은행 GoldmanSachs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로부터 제소를 당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급락한 것이 2주가 되어간다. 물론 그 전에 미국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여 조정이 필요했던 시점이어서 Goldman 사건은 악재라기 보다는 주가를 끌어내리는 핑계거리였다는 생각이다. 그 다음날 시장이 바로 상승세로 전환된 것을 보면 그렇다. 그렇다고 Goldman에 악재가 사라진 것 같지는 않다. Goldman 이 곧바로 해명을 했음에도 주가가 시장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고 사건을 대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 또한 단호해 보인다. 거기다 손해를 본 고객들이 Goldman을 상대로 소송을 걸 채비라는 소식마저 들린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서로 공방을 벌이는 쟁점일까? 보도된 내용을 보면 Goldman은 두건의 거래를 했다. Subprime Mortgage 가격에 연동된 증권을 Paulson & Co.라는 헷지펀드에 팔았고 수익구조가 정반대인 증권을 동시에 ABN Amro 와 다른 독일계 은행에 팔았다. 물론 이 증권의 구조를 디자인한 것은 실질적으로 Goldman이다. Goldmand은 Subprime 가격이 어떻게 변하든 상관이 없었겠지만 두 은행은 당연히 엄청난 손해를 입었고 헷지펀드는 반대로 대박을 터트렸다. 그러나 이런 식의 헷지거래는 투자은행의 일반적인 거래형태여서 언뜻 보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Goldman이 Subprime 가격의 폭락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저 가능성으로서 예상이 아니라 아주 심각한 수준으로 생각했다는 것이 SEC의 주장이다. 실제 이 거래를 중개한 직원의 E-mail과 내부 자료 등을 보면 그렇다.

사건을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Goldman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래 상대방이 유수의 은행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필요조차 없었거나 묻지도 않았을 가능성마저 있다. 그렇더라도 Goldman이 두 은행에 이런 증권을 소개했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소개 내지 판매라는 행위에는 묵시적으로 가격하락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즉, 고객이 손해를 볼 확률이 낮다는 가정이 내포되어 있다. 바로 이 논리에서 SEC는 Goldman이 거짓말(Fraud)을 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법률적으로 Goldman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귀신도 모른다는 것이 주가-이 사건에서는 Subprime Mortgage –인데 자신의 예상과 다른 권유를 한다고 책임을 묻는다면 매일 쏟아져 나오는 주가전망이 틀렸을 때마다 이런 식의 수사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률적인 결과는 여전히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oldman이 일반 대중의 비난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래는 모르는 것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행동한 Goldman에 면죄부를 주기에는 보통사람의 눈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따라서 법률적 판단이 어떻게 나든 상관없이 Goldman은 명성에 일정부분 타격을 입을 전망이고 이 사건을 거울 삼아 금융기관들의 행동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각해 보면 이번 Goldman 사건이 바다건너 머나먼 미국만의 일이 아닌 것 같아 씁쓸하다. KIKO와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중소기업과 개인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었음에도 은행이나 증권회사는 Goldman과 마찬가지로 헷지거래를 통하여 이익을 얻은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자신들은 헷지거래로 주가나 환율이 어떻게 변하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Goldman처럼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고객에게 권유를 하는 도덕적 해이( 解弛 )나 아니면 고객이 손해를 볼 가능성을 검토조차 하지않는 나태함을 보였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적어도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가격결정 기준일에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파는 증권회사나 거래기업과 수출대금의 몇 배가 넘는 KIKO 거래를 했다는 은행의 소식이 뉴스를 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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