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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탈 가능성 2010/04/20 00:52

화강암수

중국 증시가 개방되기 전까지는 한국은 호시절을 누릴 것이다..

상하이 증시의 국제반 개설은 세계 금융업계의 관심사다. 지금 서방세계에는 금융의 달인, 금융의 요리사는 넘치지만 좋은 요리 재료, 싱싱한 기업이 별로 없다. 200년 만에 다시 세계의 패권과 제조업 그리고 돈이 아시아로 돌아오는 가운데, 약삭빠르고 영악한 세계의 스마트 머니들이 싱싱한 먹을거리가 넘치는 아시아를 놓칠 리 없다.

이번 위기 과정에서는 주로 경쟁력 없는 선진국의 산업이 타격을 입었다. 중국 등 신흥국의 제조업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과도했던 금융업 중심의 자금 흐름이 제조업으로 회귀하는 과정을 겪을 전망이다. 반면 선진국은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자국에 투자할 좋은 제조업이 없어 오히려 자금의 해외 유출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전 세계 자본의 투자 포커스가 아시아로, 그중에서도 중국으로 맞춰지고 있다.

중국 증시가 개방되기 전까지는 한국은 호시절을 누릴 것이다. 아시아에서 제조업이 강한 데다 증시가 완전 개방되어 있는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중국 증시가 개방되면 한국 증시에 있던 대량의 외국계 자금이 중국으로 떠나 금융 쓰나미가 올 위험이 있다.

이제 세계의 유동성은 미국과 유럽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큰 판을 벌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와 선진국의 진검승부가 이제는 뉴욕과 런던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중국은 이 승부를 서방세계의 방식으로 철저하게 길들여진 홍콩이 아닌 상하이에서 벌이려 하고 있다. 상하이를 국제금융중심으로 만들고 위안화 국제화를 하겠다는 것은 그 사전 포석이다. '서양식 포커'가 아니라 '중국식 마작'으로 승부를 내자는 것이다.

판돈과 먹을거리를 중국이 쥐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게임은 '월가식 게임'이 아니고 '상하이식 게임'이다. 게임의 룰을 잘 모르면 애초부터 승산이 없다. 세계적인 프로 투자가 짐 로저스가 일찌감치 미국의 헤지펀드와 작별하고 중국에 목을 매고 딸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앞으로 5~10년간 벌어질 수퍼 유동성 게임에서 우리가 중국을 철저히 연구하고 중국 금융의 심장인 상하이와 친숙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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