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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투자자의 12월... 2009/12/15 17:08

접몽효과

길거리에 울려퍼지는 케롤송을 들으며

아, 벌써 한해가 이렇게 다 가버리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개인적으로 쌀쌀해지는 가을이 오면서 서서히 차분해다가 11월 말부터 우울해지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여기저기 게시판을 가만보면 나 뿐만 아니라 상당수 개미투자자님들 역시 그런 경향을 보인다.

그럴밖에 없는게...

개미투자자라는 직업은 시간을 뜯어먹고 살아간다고 할만큼 시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살아가기 때문이고 그러다보니 역설적으로 그 시간에 파뭍혀서 시간 흐름을 못느끼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시세판과 씨름을 하다보면 엊그제 새해의 떠오르는 해를 본 것 같았는데

벌써 케롤송과 함께 거리 가로수마다 꼬마전구로 불을 밝히며 연말연시 분위기를 풍기니,

유수와같은 세월을 절감하는 동시에

아, 흘러간 내 청춘이여~ 하는 탄식을 수없이 하게된다.

12월이면 늘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성탄절의 절묘한 위치이다.

만약 크리스마스가 12월에 없었다면 앙상한 가로수 나무들과 찬바람만 휭하니 부는 연말의 겨울은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우울할까 싶으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종교인이든 아니든 12월의 성탄절 분위기 속에 취해

우울해지는 기분을 일부러라도 잊으려 애쓰는것 같다.

더구나 크리스트교의 기본 모토가 '사랑'이다보니

삭막해지는 연말 찬바람 속에 '사랑'이라... 이 얼마나 삶에 지친 영혼을 기대이고 싶은 말인가?

빌리조엘의 '피아노맨'이라는 노래 가사엔 이런 구절이 있다.

Yes, they're sharing a drink they call loneliness But it's better than drinkin' alone
(맞아요, 모두들 함께 외로움이라고들 부르는 술을 마시고 있어요 하지만, 혼자 마시는 것보단 그게 낫죠)

To forget about life for a while And the piano, it sounds like a carnival
And the microphone smells like a beer

(잠시라도 삶을 잊기 위해서 피아노 소리는 마치 축제 분위기 같고, 마이크에는 맥주 냄새가 나요)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늘 외롭다.

늘 함께 있는 것 같으나 시간이라는 공간 속에 삶이 외롭고 죽음도 외롭다.

음악이 흐르는 맥주 홀에 와글와글 모여 큰 소리로 허풍떨며 술을 마시듯

주식시장이라는 사이버공간에 와글와글 모여 돈을 굴리고

수익을 얻기도 잃기도 하고 때론 기뻐하기도 때론 슬퍼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잠시라도 삶을 잊기위해 피아노 소리를 축제 분위기 처럼 울려대는 그런거랑 같은 이치 아닐까...

2009. 12월 케롤송이 유난히 마음을 흔들던 화요일...

蝶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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