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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선덕여왕과 과거 대한민국의 데자뷰... 2009/11/13 03:03

접몽효과

선덕여왕 최근편을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덕만공주가 미실을 몰아내고 정권을 잡았지만 워낙 긴 시간 미실의 시대를 지나온 나라라서

미실과 관련이 있는 사람을 일일이 추려내다 보니 정작 신라를 운영해 나갈 인재가 없다고 고민한다.

결국 미실의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서라도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되며

심지어 미실까지 품어서 통째로 자신의 발아래에 두고 나라를 운영하려는 일종의 욕심까지 부린다.

나는 이 장면에서 왜, 해방 후 대한민국 상황이 오버랩 되는지 모르겠다.

일제시대와 육이오동란 등 역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다 격어오신 아버지 옛날 이야기를 더듬어 보면

당시 해방이 되었지만 워낙 오랜동안 식민지배를 받으면서 우민화가 되었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배운것도 아는것도 없어서 도무지 나라를 운영할 능력이 안되었다고 하신다.

마치 위 선덕여왕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절대적으로 인재가 부족했던 것.

그나마 조금이라도 나라 돌아가는 모양새를 안다는 인간들은 일본놈들 밑에 빌붙어서 먹고 살던 사람들...

바로 오늘날 친일파라 일컬어지는 그 부류의 사람들 이었다고 한다.

'뭘 알아야 이장이라도 해먹지...' 라는 말이 딱 이 경우였다고 아버지께선 말씀하신다.

결국 해방 후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거의 친일하던 부류들이 고스란이 이어받아 운영했다고 보면 맞다신다.

시간이 흐르고... 그 친일 하던 사람들은 환경에 따라 대체로 변하기 쉬운 인간의 특성답게

시대에 맞춰 자신의 마인드를 변화시켰을 것이다.

모르긴해도 일부는 과거를 참회하며 시종의 입장에서 벗어나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을 수도 있고

일부는 여전히 교활하게 간, 쓸개를 왔다리 갔다리 하며 실익을 챙기는 기회주의자로 살았을 수도 있다.

계중 일부는 여전히 진정한 친일 앞잡이 답게 대한민국에 해를 주는 일만 골라서 했을 수도 있다,

이들이 섞여 균형을 잡고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역사의 굴곡을 격으면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

가진 자원도 없고, 좁아터진 작은 땅덩이에 인구만 바글거리는 이런 열악한 조건의 나라가

그래도 세계 속에서 후진국 소리 안듯고 나름 번듯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오늘날 이 싯점에서 이제 좀 배부르고 등 따스하다 이건가?

새삼스럽게 친일파의 후손이니 뭐니 하면서 서로를 겨냥해 손가락질 하는 현재 대한민국의 혼란을 보면서

나는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정말 못난 모습이다.

역사적으로 늘 관찰되는 집안싸움의 그 못난 근성은

왜 그리도 안없어지고 몇천년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오는지...

그렇게 나라 안으로 갈라져서 싸울 힘이 있다면 지구촌 밖을 향해 외국과 맞장뜨고 싸워야한다.

별볼일 없는 자원과 좁은 국토와 남는거라곤 인간들만 바글거리는 이런 악조건으로

죽기를 각오하고 해외로 맞짱을 떠야 겨우 '한민족'이라는 명함이나 내밀고 살 수 있는 이런 형국에서

언제나 보면 안으로 대가리 처박고 니잘났다 내잘났다 싸우고 아까운 시간 보낸다.

도저히 나라 밖으로는 맞장떠도 힘도 밀리고 이길 자신이 없으니

심심풀이 삼아 허구한날 집안 마누라와 자식 새끼들 패닦아대는 못난 가장같은 이런 졸렬한 모습.

바로 이런게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정말 추하다.

훌륭하게 자라고 번듯한 의사가 되어 누가봐도 사회적으로 건전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에게

옛날에 너의 어머니는 사창가 창녀 출신이라고 손가락질 하며 흉보는 못난 친척들의 진정 천박한 모습...

딱 이런 경우랑 비슷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사창가의 창녀였다고 해도 어머니는 그 의사 역사의 일부며 바로 그 자신이다.

그것을 어쩌라고?

자신의 일부를 부끄럽다 한들 잘라낼 수가 있던가?

정작 필요한것은 친일파를 가려내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고생으로 해방이 되었어도 나라 운영에 친일파를 다시 앉힐수 밖에 없었던 그 모순적인 역사의 비극...

그런 비극적인 과거를 되풀이 안당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게 아닌가.

집안 싸움으로 왈가왈부 할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모든 기력을 짜내어 나라 밖으로 전력투구 해야한다.

그리하여 지구촌 안에서 대한민국을 확고한 강대국으로 만들어 놓는 길!!

그것만이 과거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이란 걸 왜 그리도 모르는걸까?

2009. 11월 위장이 무척 안좋아 잠못이루던 목요일 깊은 밤

蝶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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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trader 11.13 17:06
그래도...일제시대에 친일을 했다는 것은 용서 받지 못할 것 같지만...
해방 후 그 친일 더 큰 자리를 차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역사적 비극을 인정해야 된다는 말씀에는 공감이 갑니다
그런데 우리 접몽님 건강이 염려되네여
밤 늦은 시간까지 위장쓰림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이시라면...ㅡㅜ
병은 크기 전에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니 병원 문턱 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나라는 병원가기는 좋은 나라니 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 신고
접몽효과 11.14 13:29
안녕하세요? 낭만트레이더님... 저는 님의 필명이 참 좋네요. 낭만... 이 단어 참 좋아합니다. 사람은 자기 현실에 멀리 있는것을 더 좋아한다죠? ㅜ.ㅜ; 전원생활 하면서 낭만적으로 살고싶은 1인... 환절기에 특히 봄가을로 계절바뀔때 이렇게 늘 고생을 하곤 합니다. 약 먹고 해서 이제 좀 좋아졌네요. 성투하세요...^&^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