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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 저수지 그리고 진정한 투자자... 비하인드... 2009/09/13 16:05

접몽효과

<1년 전... 모 메신저 대화내용이다.>

"에휴, 어떡해요 정말... 어쩌다 그런 주식에 잘 못걸려들어서..."

"저수지에 죽으러 벌써 두어번 갔다가 맘 약해서 돌아왔어요... 누굴 탓하겠어요.

다 제 잘못이죠 뭐, 대박 한방 먹는데 눈이 멀어서..."

"헉, 그러시면 안돼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일인데... 차라리...

분석해보니 부도날 회사도 아닌거 같은데... 걍 덮어두시고 한 3년 안본다 생각하시고

소일거리나 작은거라도 돈벌이 될만한거나 찾아보세요... "

".................................................."

"그렇게 생활비라도 꾸준히 벌다가 용돈 남으면 조금씩 물타기 추가하고

그렇게 마음 다스리시다 보면 원금 회복도 의외로 쉽고

마인드도 강해지고 다음번 재기 하기가 쉬워요...

저 역시 과거 다 해본 경험이 있어서 하는 말이여요, 꼭 그렇게 하세요..."

"네......."

주식을 하다보면 누구나 홍역처럼 격는 그런 시기가 반드시 있다.

인간의 마음이란 대체로 빤한거고 거기서 거기라 대부분 늘 비슷비슷한 행동방식과

그에 따른 시행행착오를 격는다.

그러나 일부는 거기서 좌절하고 폐인이 되기도 하며 심하면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고

일부는 모든걸 깨끗이 접고 새출발을 하며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극히 일부는 절치부심 고난의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도전하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옛날, 혹독한 고난의 시기를 눈물과 함께 비교적(?) 잘 넘긴 기억이 있었고

그래서인지 주변에 아는 지인이 투자에서 큰 실패를 맛보면 그 아픔이 전해져와 가슴을 찌른다.

요즘 주변엔 큰 피해를 입는 분들이 제법 보인다.

그런 현상만으로 본다면 지금은 고수도 약이 없다고 일컬어지는 대세하락기 인가보다.

초보는 말할것도 없고 좀 안다고 하는 투자자들 조차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주식시장의 겨울... 대세하락기...

이런시기엔 전업투자자가 더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전업이란 사실은 엄청난 부담을 안고 매매를 하는 자리라

프로정신으로 똘똘뭉쳐 자신을 관리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길 수가 없는 게임이다.

나와 메신저로 대화한 분도 얼마전 전업투자자로 전향을 했다가

장세의 큰 흐름에 결국 희생양이 된듯 하다.

나는 절대로 투기주에 손 안대야지, 그런건 노름쟁이나 하는거야... 그런 생각 하다가도

주식투자 하다보면 언제 그랬냐는듯 부실 작전주에 손대고 있는 자신을 문득 발견한다.

그리고 다들 그렇듯 크나큰 시련기를 격고... 거기서 잘 이겨내고 재기하면

비로소 진정한 투자자가 되는 과정은 어찌 그리도 다 비슷비슷 한지...

이런저런 이야기 하니 마음도 아프고...

요즘 장사가 너무 안되니 사실상 전업에 거의 유사한 입장이 된 나에게도

이런 일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심해야겠다... 특히 대박 조바심 버리기...

만약 다시 그런 악몽의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난 아마 살지 못할것 같다.

그땐 그나마 젊었고, 자신감 있었고, 장사도 그럭저럭 받쳐주던 시기였었다.

이젠 다르다...

시장이 요즘처럼 계속 이런식이라면 정말 주식 접어야 하는걸까?

나는 아직까진 별 문제 없지만 앞으로 그 누가 장담하겠는지...

휴... 정말 슬픈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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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2008. 8월 29일 모사이트에 내가 올렸던 글이고 실화이다.

투자를 하다보면 나이불문, 성별불문,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마음이 맞고 필이 통한다는 이유로

친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우연히 장난삼아 카페를 만들게 되고 채팅하다 메신저같은 것도 하게된다.

제법 오래전부터 인연이 닿아 친하게 지내던 분인데...

저런 고통을 당하였고 그럼에도 그 수렁에서 벗어나려 무단히도 애쓰시더니

올해 들어서는 거의 소식도, 대화도 없고 연락도 닿지 않는다.

요즘도 저분 가끔 생각이 나는데 지금 뭐하시는지 궁금하고 많이 걱정도 된다.

경험적으로 보통 투자하다 큰 수렁에 빠지게되면 몸부림 칠 수록 더 깊이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일단 마음을 차분히 시장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회사의 기본 분석을 해본 후 최악의 상황 가정하에

생존과 비생존 판단을 냉철히 해서 비생존 판단이라면 미련없이 탈출 타이밍 모색,

생존이라면 그대로 덮어두고 한동안 생업에 열중하면서 남는 돈으로

조금씩 추가 물타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였다.

작년 내 조언을 조금만 귀담아 받아들이셨다면 지금쯤 상당한 회복을 하셨을지도 모르는데...

이거 저거 쫓아다니며 어케든 원금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는 모습이 더 안스럽게 보였었다.

보통 전자는 시간은 좀 걸려도 대부분 일정 수준이상 회복하고

후자는 상당한 꾼이라 하더라도 회복에 성공하는 확률이 1/3도 안되는것 같다.

작년에 비해 상황이 많이 변했으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그동안 1/3 확률 안에 드셨기를...

2009. 9월 옛 인터넷 지인이 문득 생각나는 일요일 오후...

蝶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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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렉시아 09.13 20:23
가슴에 크게 와닿은 글입니다. 저도 깡통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박 노리다 쪽박 찬 경우가 몇번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주식들을 매매하지 않지만, 대박주식의 허망과 쪽박에 대한 두려움을 알려면 어쩔 수 없는 아픈 경험이 있어야 할런지요. 다른 님들은 접몽님의 글을 보고 이런 쓰라린 경험 없이 성공하는 투자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신고
접몽효과 09.15 16:22
네, 좋은 말씀입니다. 아마도... 다들 한번은 격고 지나가실 겁니다. 다만 그 강도가 얼마나 혹독하느냐, 아니면 비교적 무난하게 살짜기 고생하고 지나가느냐의 차이겠지요... 성투하시기 바랍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