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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싫었던 다시마 2009/07/08 10:18

주식다시마

요즘 미국 가는 짐을 꾸리면서 20여년 전 신혼때 미국으로 떠나던 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결혼해서 미국행을 준비할 때 친정어머니도 제가 학업을 계속하길 바라셨고

주위에 선배들,심지어 선생님께서도

우리들 손은 악기를 다루기 위한거니 통조림이나 따먹으면서 지내지

밥만 하는 유학생 와이프로 전락(?)하지 말라고 충고를 했답니다(절반은 우스개 소리였지요)

그렇게 할꺼라고 대답은 했지만

제 천성이 무수리과인지..공부하는 것 보단 살림하는 게(특히 밥하는 게)훨씬 재밌었구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 공부하는 시늉은 해야했고

그러다보니 남편이나 저는 신혼의 달콤함 그런거는 없이 늘 긴장속에 살았던 듯 해요

난 잔머리 굴리는 거랑 뒹굴거리면서 온갖 잡서를 읽는 건 좋아하지만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해야하는 공부는 싫은데 왜 자꾸 공부하라 하는거야.

게다가 일로 성공할 자신도 없는데..ㅋ

그러던 중 첫아이를 임신하면서 공부를 안 해도 될 이유가 생긴거예요

오머나..남편 뒷바라지와 육아에 전념한다는데 누가 뭐라겠어?

나는 공부도 싫고 밖에 나가 일하기도 싫지만

남편이 대신 다 해줄꺼니까..난 열심히 내조를 하믄서 고통분담을 하면 되지 뭐

지금은 미래도 불투명하고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지만

언젠가 남편이 돈을 벌게 되면 평생 그 월급 내가 착취할 건데..
나는 일을 안해도 남편이 돈 벌어다 주니 좋고,
그 돈으로 옷도 사 입고 신발도 사 신고 먹고픈거 다니며 다 사 먹고~~아으 좋아라

요런 마음이었고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뭘 믿고 그랬는지..현실파악을 참 못했던거지요

남편이 공부만 끝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그런 희망을 품고 살다보니 어려운 시절도 다 참아넘기게 되더라구요

그 후 한국에 돌아와서 몇 년간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아이들과 열심히 쓰다보니

그 돈을 벌기 위해 남편이 뺑뺑이 친 시간들이 차츰 보이기 시작했어요.

여자들 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어서일까
아무리 남자들이 일에서 성취감을 느낀다해도 얼마나 고되었을까..

10년만 신나게 남편돈 쓰고

그 후에는 종자돈을 모아서 나도 경제적인 통제권을 가지리라 계획을 세웠었는데

그 시기가 왔구나 싶더라구요

고통분담을 한다는 취지도 있었지만

스스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본인이 유능하다는 확신으로 이어지기도 하거든요^^

큰돈을 모을 기회는 없었기에

주부가 소박하게 재테크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 하던 중

주식투자가 눈에 들어왔구요

늘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또 주변요소에 의한 변동이 심한 주식투자땜에

마음고생도 했지만..단 한 번도 주식투자에 발 담근걸 후회는 안했어요

내가 경제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통제한다는 느낌을 갖는 거 자체가

큰 만족감과 동기부여를 주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보너스로 경제상식도 늘어나니 유식해보이고..

주식이 아무리 노름이라 해도,가끔 나름대로 공부하여 성장가능성이 있고

저평가된 종목을 잘골라서 사서 기다리면 가치를 찾아가는 때가 오더라구요.

성취감을 느끼기까지 그 기다림의 시간이 늘 문제지만요

워낙 인생계획이 소박하고..큰욕심이 없다보니

20여년 전 미국으로 갈 때 보다 조금은 제 인생이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자족하구요

제가 마구 승질 부리고 싸가지 없이 굴어도 남편이 참아주는 이유 중의 하나가

미국에서 어렵게 자기와 함께 한 시간들 덕분이라고 하네요

아직까지 울남편은 제가 남편의 내조를 위해서 제 공부며 모든 걸 희생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요..ㅋㅋ

계속 그렇게 알고 있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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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자 07.08 10:23
그럼요 다시마님 그런일은 남편이 모르게 가만히 계세요 아셨죠...^^*,오늘 즐거운 하루되세요...^^ 신고
주식다시마 07.08 10:53
네에..빛나자님^^ 남편이 늘 미안하게 생각하도록 놔두는 것도 좋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십년을 함께 사니 제가 공부 할 스타일이 아니라는 건 다 뽀록 났을 것 같아요..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거 아닐까요? 신고
강물은흐르고 07.08 10:34
다시마님 오셨어요 항상 만사형통하시고 건안하세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실제로도 훌륭하게 내조하셨으니 부군께서 착각하시는거 아니라고봐요~~~! s&p500지수가 877/878p 깨고 855/847/832p도 깨고 825/823p 이하 811p도
확인쌈 하느냐/그렇게 안하고 890p 위로 다시 올라가느냐 쌈 궁금해요..
요즘엔 미국장하고 박자 안맞추는 우리시장 낼까지하구 / 이후도 궁금하구요.
단순무식하게 선물/지수쌈은 매도팀이 불변정거장 183.45p 깨고 183.1/183/182.9p를
깨야 182.75/182.35/182.25 & 182p 등 추가 공격이구요.
다시마님께선 지수 상관없이 필 씅~~~!하세요..
183.9p 눌러앉고 184p도 탈환하면 매수팀이 반격하구요.. 신고
주식다시마 07.08 10:57
강물님^^ 무슨 내조를 했겠어요..아이들이고 남편이고 본인이 해 낼 거면 주위에서 어떻게 하든 다 해내는거라 생각하구요^^ 요즘 매매도 없이 시장을 보니 감각은 없지만 계속 답답한 흐름이네요 이럴 때는 무리할 필요는 없이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게 가장 좋겠죠^^ 강물님은 늘 하시던대로 잘 대응하셔서 오늘도 멋진 수익 올리시길요!! 신고
쌍가락지 07.08 10:37
공부는 저두 싫어요...ㅋ.ㅋ
주식이 재밌다고 느끼는건 인간의 본능을 적절히 자극하죠...그것도 아주 잘 포장된 시스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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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다시마 07.08 11:01
ㅋㅋ 쌍가락지님..반가워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니 더더욱 반갑네요 쌍가락지님 아드님이 우리 아들이랑 비슷한 또래 같은데 너무 젊은 엄마인가봐요 저랑 친한 아들 친구 엄마들 중에 10년 아래인 엄마도 있는데 만나서 이야기 하다보면 나이차를 못 느낀답니다 그래두 나이든 아줌마랑 놀아주는게 고마워서 제가 밥도 잘 사주거든요 ㅋㅋ 왕언니 노릇 한다구요^^ 신고
쌍가락지 07.08 11:09
저두 철없이 까부는 저랑 놀아주는 언니들이 고마워서 귀엽게 애교,재롱 피워드리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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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발굴 07.08 13:27
의외인데요 공부를 아주 잘하셨을꺼 같은 분인데,,,역시 사람은 공부 머리 따로 다른 머리는 또 따로인가 봅니다 신고
주식다시마 07.08 19:16
가치발굴님^^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 잘하는 척 계속 내숭 떨고 있을걸요..ㅋㅋ
가치발굴님 말씀대로 사람마다 잘 하는 건 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세상은 공평하고 잘 돌아가는 것 아니겠어요..^^ 신고
깡통차기전문 07.08 13:31
急同質感 너무 좋다는 신고
주식다시마 07.08 19:19
제가 한 무식해서 急同質感 의 의미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공감하시고 좋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는거지요^^ 잡문이지만 잊지않고 답글 달아주시는 성의에 늘 감사드립니다 늘 성투만 하시구요 신고
완소굳럭 07.08 15:48
안녕하세요 주식다시마님
미국가신다니 아예 이민가시는 건가요 ㅠㅠ
제가 돈이 별로 없어 꽃잎은 못 뿌려드리고 ㅠㅠ 신고
주식다시마 07.08 19:21
완소님^^ 치과치료는 이제 거의 끝나셨나요? 잘 마무리 되셨길 바라구요..아주 이민을 가기는요..잠시 일년만 지내다 돌아올꺼구요 그곳 가서도 열심히 게시판에 눈도장 찍으러 나올꺼랍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