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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어려움 2009/06/25 15:18

주식다시마

살면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2년 전부터 남편 직장에서 안식년이 돌아와서 방문교수로

1년 동안 해외에 나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남편이나 저나 이곳에 벌려놓은 일도 많고

이 나이에 다시 보따리 짐 싸는 것도 지긋지긋해서

계속 연기하고 있던 중이였거든요..

아니..그보다는 남편과 제가 미국생활을 무지 싫어하는 게

가장 솔직한 이유겠습니다^^

예전에 그곳에서 살던 경험을 떠 올려보자면..

워낙 사람들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한 잔,또는 한 수다를 좋아하는

남편과 저에게

미국 생활은 참 재미없었습니다(-,-)

찾아보면 나름 장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어쩌다 가족끼리 뭉치는 것도 아니고

미국처럼 거의 모든 행사나 일들이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문화는

답답하게만 느껴졌거든요

미국에 사는 한인들 생활을 보자면 거의 다들 일하고 사느라 바쁘고

일요일 한인 교회에 나가 그곳에서 교제를 나누는 게 고작입니다

그래서 미국에 오면 좋든,싫든 대부분은 가정적이 되는거지요

미국에 살면 사회적인 시스템은 좋지만 뭔가 외로움이 사무치기도 하고

한국에 살면 그런 외로움은 조금 해결이 되지만

사회적인 시스템이 불합리한게 많아

스트레스가 많다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그 사회적인 시스템이란 게,

저희 남편의 말을 빌리자면 미국에서 "건강한 남자 성인"은

개만도 못 한 존재라고 합니다.

미국은 여성,노인,장애인,어린이는 어딜 가나 대우를 받는 편입니다

게다가 개도 거의 사람과 동등한 대접을 받으며 주인마마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야말로 "건강한 남자 성인"은

개만도 못 한 대우를 받는다는 저희 남편의 유머섞인 푸념도

틀린 말은 아닌 듯 합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그만큼 사회가 안정된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공항만 봐도 여전히 꼬질꼬질하고 911사태 이후로 외국인들에게

더더욱 퉁명스러운 이민국 직원들 부터 시작해서 입국하는 순간부터

기분이 우울해집니다

거기에 비해 우리나라 인천공항은 깨끗하고 사람들도 역동적이고

친절해서 역시 대한민국 만세다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지요^^

하찮은거지만 계산력이 부족한 저에게 미국에서는 모든 단위를

우리가 쓰는 것과는 다르게 쓰기 때문에 헷갈릴 때가 한 두번이 아니였죠

수퍼가서 고기라도 사야할 때 ‘앗 한근이 몇 파운드더라? 아니 몇 그람이더라?’

머리속으로 부지런히 계산을 해야했구요

고속도로를 운전하는데 출구까지 4분의 1 마일이 남았다고

쓰여있질 않나,

크리스마스 트리에 쓸 전구를 사는데 길이가 3feet라고 쓰여있질 않나.

우리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계산해야 하고

가장 많이 헷갈리는 온도 계산 할 때마다

미국 사람 원망하곤 했었답니다

도대체 왜 혼자 단위를 화씨로 써서 날 바보로 만드나 하구요.

아침마다 애들 학교 보내면서 옷을 어떻게 입혀야 하는지

날씨채널 보면서 헷갈렸던 기억이 나네요..^^

어떤 사람은 한 겨울에 밖에 온도가 40도라는 말만 듣고 "따뜻하겠네~~"

대충 입고 나갔다가 얼어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네요

어디 이뿐인가요?

한국에 사는 친구가 ‘너희 사는 아파트는 몇평이니?’라고 묻는데

계산기 가져와 두드려야 하는 상황,

cm로만 알고 있는 내 키를 feet로 말해야 할때

도대체 감이 안와서 헤맸던 일.

대충 5피트 3인치 넘겠지 하고 찍었는데 1인치가 2.54cm인지라

1인치만 잘 못 말 해도 키가 엄청 잘 못 설명되는 상황.

주유소에서 기름 좀 넣으려고 했는데 단위가 갤런이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헷갈리는 상황 등..

게다가 물건 살 때 마다 별도로 내야 하는 세금땜에 쇼핑가서

속은 느낌 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였어요

걔네들은 물건 가격을 15불 99센트,99불 99쎈트 이런 식으로 적어놓고는

계산 할 때는 세일즈 텍스라고 10%씩 더 내야하거든요

(세금은 주마다 틀리지만요)

암튼 이런저런 핑계로 2년을 미루던 일을 드디어

다음 달에 가기로 결정한 건 우리 아들 덕분인데요

아들과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작년부터 유학을 가기 시작하면서

저나 아들이나 마음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평소에 조기유학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이만 혼자 보내는 건 마음이 안 내켰지만 아이의 가고 싶어하는 마음도

채워주고 싶었구요

그래서 일년 동안이라도 아이에게 미국학교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답니다

부모옆에서 학교를 다니면 아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안정이 될 듯 하구요

그 곳에서 아이가 계속 공부를 계속할 지 아니면 일년 후에 데리고 올지는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하려구요

어떤 식의 결정을 하든 아이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길 바라구요

한국에 돌아왔을 때 공부가 일년 정도 늦어지는 건 긴 인생을 볼 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 까지는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서

가끔 악수를 두기도 하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그 다음에는 담담하게,

이제 결정한거야..받아들이자,이 상황을 받아들이자..로

과연 내가 아이를 위하여 현명한 결정을 한걸까?

하는 생각은 아무 도움이 안되는 고로 ,

앞으로의 행동 방향 결정과 실천에 온 정력을 기울이자는

모드가 되었습니다

이제 비행기 티켓팅도 하고 집문제도 후닥닥 해결했구요^^

짐 싸는 일만 남은 것 같아요

오래 살 것도 아니고 잠시 사는건데

어디서 사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중요한 것이니

미국생활의 장점을 최대한 누리며 살도록 노력할꺼구요

늦어도 8월 중순이면 미국에서 다시마가 씩씩하게 사는 모습을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하시고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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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토 06.25 10:09
다시마님 안녕하세요
다시마님 글 빨리 보고싶은데 글씨가 작아서 갑자기 눈이 침침^^;; 신고
주식다시마 06.25 10:13
지금도 그런가요? 요구루토님? 수정했는데요..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 마우스로 복사해서 가져왔는데..ㅠㅠ 좀 알려주세요^^ 신고
요구르토 06.25 10:14
지금 잘보여요 굳~~~~~~~~ 소중한글 잘 보겠습니다 오늘하루 성투하세요 신고
강물은흐르고 06.25 10:23
다시마님 오셨어요 항상 만사형통하시고 건안하세요!!!!!!!!
다시마님 미국 가셔서 1년후 내년 여름에 돌아오시는 거예요?
모쪼록 다시마님을 비롯 가족분들 모두 항상 만사형통하시고 건승하시길
기원드릴게요!!!!!!! 모든분들께서 원하시는것 이상의 결과물 얻으셔서 귀국하시길 바라구요.
필 씅~~~! 신고
주식다시마 06.25 10:33
강물님^^ 지난달만 해도 갈까 말까 결정을 못 했어요 그래서 남편이나 저 둘 중한 명만 대표로 갈까 했는데..그냥 다 함께 가는 걸로 결정을 보았답니다 그대신 저나 남편이나 번갈아가며 한국에 다니러올꺼구요 영구귀국은 내년 여름이 될 둣합니다 다음달에 떠나니 아직 인사드릴 시간은 많답니다..강물님^^ 신고
강물은흐르고 06.25 10:42
예. 가족분들 모두 미국생활 경험도 있으시고 익숙하시니
가족분들 모두 다녀오시는게 좋으실거같아요..
내년 여름엔 우리나라도 윗동네/아랫동네 조용하게
잘 돌아가길 바랄게요.. 다시마님 항상 건승하세요 팟 팅~~~~~~!! 신고
요구르토 06.25 10:25
허헉 ㅠㅠ 다시마님 건강히 다녀오세요 그리고 좋은소식 많이 들려주세요 신고
주식다시마 06.25 10:37
그럼요..요구르토님..요즘은 인터넷이 있으니 어딜 가든 이야기 나눌 수 있구요 자꾸 아주 가는 사람처럼 이야기 하지 마세요..^^ 더 재밌는 이야기 소재로 여러분들 만나러 올꺼거든요^^ 신고
빛나자 06.25 10:31
다시마님 지금같은 세계정세에서는 웬만하면 우리나라를 안떠나시는것이 좋을텐데요 우리나라가 제일 안전하거든요 어떻하지요 다시마님...^^ 신고
강물은흐르고 06.25 10:37
미국은 swine flu땜에 불안해여? 별로 안불안할거 같은데...
전 위/아랫동네 정치꾼들땜에 우리나라가 시끄럽고 짜증나요.. 신고
주식다시마 06.25 10:41
빛나자님..저는 더 가기 싫지요 이곳에 생활기반이 다 있는데 그걸 뒤로 하고 새로운 곳에 가서 다시 적응 한다는게 이 나이에 쉽겠어요..그래두 이미 결정했으니 나름 장점만 생각하려구요.빛나자님..저 게시판에 자주 나올꺼니 떠난다고 생각치는 마시구요^^ 신고
빛나자 06.25 10:55
이왕결정하신것 잘 다녀오세요 다시마님...^^* 신고
남산골김대감 06.25 10:34
저도 미국 여행으로 갔다왔는데 좀 지루하고 따분한 삶같더라고요..비록 10일간의 그짧은 기간에 미국의 일반적인 모습을 알수는 없지만 한번 척 흟어본 그고ㅅ의 모습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졌던 그런 환상의 모습은 아니더군오. 유럽도 가 봤는데 역시...아무튼 2군데를 갔다온뒤로 저는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깨쳤읍니다 신고
주식다시마 06.25 10:44
맞아요..김대감님..어떤 분들은 그 따분하고 지루한 삶이 한국의 쌩쌩 돌아가는 삶보다 더 좋다고 하지만 저희 가족은 워낙 사람들 틈에서 부대끼며 사는 걸 좋아하거든요^^ 예전에나 선진국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가 가장 살기 좋은 나라같아요 해외에 사시는 분들도 한국에 들어오고 싶지만 못 들어오는 분들도 많구요^^ 신고
남산골김대감 06.25 10:35
아참. 간만에 님의 훌륭한 글 읽었읍니다.. 가셔셔도 좋은글 많이 올려 주셔요.............. 신고
주식다시마 06.25 11:04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부족하지만 그곳에 가서도 열심히 이야기 거리 찾아서 여러분들과 인사 나눌께요^^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