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커뮤니티

메릴린치와 WAMU의 의미 2008/09/16 15:39

SENORITA

[퍼온글]

부자는 망해도 3대가 먹고산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옛말들도 소용없는 세상이 온듯하다.

보통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져도, 부자들의 삶에는 동요가 없다.
그들은 자잘한 파도에 흔들리지 않을만큼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혹시 모를 큰 파도에 대비한 안전장치들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느껴지는 위상과는 다르게
메릴린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증권사이다.
금방이라도 달려들듯 웅장함을 자랑하는 Bull을 로고 삼아
150년이 넘는 역사속에서 그 용맹함과 위용을 떨쳐왔다.
그러던 메릴린치가 Bear 마켓을 만나 끝내 그 뿔을 꺽이고 말았다.

불꺼진 메릴린치 빌딩을 보며
건너편에 위치한 와무를 바라본다.

와무. 미국사람들은 워싱터뮤추얼을 와무라고 부른다. WAMU.
와무는 미국 서민들에 있어 참으로 고마운 존재일지 모른다.
씨티나 BoA에 비해 낮은 수수료와 높은이자, 무료 첵발행, 무료 머니오더발행 등등을 통해
많은 서민들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벌거벗은 교만한 모습의 부자할아버지들이 와무의 무료정책앞에서 놀라움을 금치못하던
재미난 CF가 TV에서 사라진지 어느덧 1년이 지나고
이제 와무 역시 살생부에 이름이 올랐다.

와무의 흔들림은 메릴린치나 다른 IB들의 흔들림과는 다르다.
그들이 부자들의 돈과 Financing을 통해 얻은 자금으로 운용을 했다면
와무는 대부분의 자금을 서민들의 월급과 주머니를 통해 조달했다.

무리하게 욕심을 내던 질나쁜 부자들의 몰락은
주가에 커다란 타격을 줄 지언정, 도덕적으로는 무척이나 환영할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와무의 위기는
바로 미국 바닥경제의 위기를 말한다.
설사, 와무가 서민들의 코묻은 돈을 가지고, 무리하게 욕심을 부려 위험한 투자를 해왔다고 치더라도
와무의 위기는 도덕성을 논하기에는 너무 위험할 정도로 느껴진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느껴지는건
이러한 이슈들이 11월 대통령 선거 이전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페일린 이슈로 다소 왜곡되었던 대통령선거는
리먼의 챕터11 신청과 메릴린치의 합병건으로 인하여
다시금 오바마와 멕케인의 경제정책으로 초점이 모아지는 모습이며
공화당은 몇주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이번 사태를 최상으로 이끌어나가야하는 강한 부담을 안게 되었으며
곧 성패를 좌우할 커다란 딜이 있으리라고 예상되는 이유이다.

올 초에 시티그룹의 CEO로부터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지 말아달라는 다소 부끄러운 편지가 도착했을때,
세계 최고의 금융그룹이 이게 무슨짓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낯 뜨거운 세계최고 금융그룹 CEO의 편지 한장이 있었기에
시티가 여러 위기설 속에서도 요 몇달간 위기속에서 버티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AIG도 와무도, 그외에 나열하지 못할만큼 많은 은행들과 채권업체들과
투자사들과 펀드들과 IB와 기관들이 지뢰처럼 널려있는게 사실이다.

그들 모두, 시티처럼 고개숙이고 최선을 다해, 이번사태가 더욱 커지지 않도록 애써주기를 바랄뿐이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모두 수년전의 중국의 환율정책과 미국국채의 남발에서부터 기인한 것이므로
분명 그러한 정책을 내놓은 자들은 해결방법 또한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싶다.

수년간 하지 않던 주식에
올해 큰장이 올거라는걸 믿어의심치 않고 뛰어들었다.
올해는 좀 늦은감이 있다.
올해 오르지 못한만큼, 연말과 내년에는 더욱 강한 시장이 올것을 기대해본다.

좋은 종목은 사서 기다리면 된다.
다만, 언제사야 하는가와 기다림의 과정을 견딜수 있는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인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