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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원 단상 090214 2009/02/14 13:10

장형

둘째가 대학을 들어간다.
가나다군 모두 붙어 무척 고심하다가 아빠의 권유를 받아들여
편하고 안락한 길보다는 보다 힘들고 험난한 길을 선택하였다.

힘든 선택을 한 녀석을 위로하기 위해
맥주집에서 술잔을 나누던 중 녀석이 말한다.
--꿈은 자라면서 바뀌는 것같아요. 초등학교 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가 허준 드라마 나올 때는 한의사가 되고 싶었다가
친구 어머니가 우울증을 앓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었다가....ㅎㅎㅎ
어떤 때는 아빠가 하는 일을 따라 하고 싶은 생각도 했었어요.

나는 깜짝 놀랬다.
하기사 녀석이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이 일을 했으니...ㅠㅠ
그래도 그 말은 참으로 내게는 참으로 무서운 말이었다.
나는 트레이딩은 사람이 해서는 안되는 몇가지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러한 일을 나도 모르게 내 자식들에게 전염시킨 꼴이 되었으니....
어쩔 수 없이 길게 이야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빠도 그런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다.
   기왕 이 길에 들어 뼈를 묻을 작정이라면
나의 수십년 노하우를 응축하여 정리했다가
   너희 삼남매중에 어느 한 녀석에게 이것을 물려주면 어떨까...하고 말야
   그러나 결국 내린 결론은 -불가하다-였다.
   그 이유는 아빠가 하는 이 트레이딩이라는 것은
   지식이나 기술 또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음은 전수가 안된다. 스스로 수양하여 터득해야하고 스스로 단련해야는 것이기에

결국은 아빠와 똑같은 과정을 겪으며 스스로 이겨 나가야하는 것이다.

불가한 두번째 이유는 이 일은 악마와 영혼의 생명을 걸고 싸우는 정도의 위험한 일인 데다가
인간이 이 게임에서 영원히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으며 노력하면 그 댓가가 온다는 것이 진리이다.
   그러나 그 진리가 통하지 않는 일이 트레이딩이다.
   그것은 이 일이 자신의 맘 속에 내재된 탐욕이라는 악마와 함게 동업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는 네가 선택한 힘든 길.....네 자신의 천사와 함께가는 그 길을 열심히 가도록 해라.
   그 길은 노력하면 하는 만큼 너를 축복해줄 것이다.

이렇게 말하며 나는 남은 술 다 마시도록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해야할 일과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해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떠들어야했다.

트레이딩
트레이딩은 도박성이 있다.
어떠한 일이 도박이냐 투기냐 투자냐 하는 것은
투자한 금액에 대한 기대치와 투자 결과의 신속성 투자 금액의 안전성 등과 연계되어 판단해야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주가지수파생상품 트레이딩은 투자인가 투기인가 도박인가.

얼마전 읽은 인터넷 서핑 중
어떤 사람이 화사에서 나와 일년간 조사 끝에 어름 생맥주집을 모 대학가에 3억 5천을 들여 냈는데
9개월간 추석 하루 쉬고 열심히 일한 결과 월 700만원의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기사는 분명히 성공한 사람의 기사이다.
결론은 월 2%의 수익이면 요즘 자영업에선 성공이란 말이다.
하루 14시간을 휴일도 없이 일해서 투자금액의 2% 소득을 올리는 것이 대단하게 성공한 케이스란 것이다.
트레이딩으로는???
공휴일 다 쉬고 하루 8시부터 4시까지 일하고 3억 5천만원으로 월 700만원을 올리라면???
ㅎㅎㅎ
쉽겠는가???

한달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일년을 그렇게 유지하라면???

오년을 그렇게 유지하라면???

십년을 그렇게 꾸준히 유지하라면???

내 자신은 몰라도 내 자신 속에 잇는 악마는 그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주가지수선물옵션트레이딩은 분명 도박이다.
그러기에 직업적인 트레이더의 길을 가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주가에 대한 예측보다는
나자신 속에 꽈리를 틀고 있는 악마를 항상 주시해야한다.

직업적인 트레이더.............
내가 늘 생각해야하는 것은 무었일까....
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도박에 지도록 운명지워져 있다.
는 사실.

트레이더로서의 만수무강을 위해서 이 말을 절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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