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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황토길- 팔풍 2008/11/16 14:40

장형

서산대사로 알려진 청허 휴정의 선가귀감 상권 필사를 마치었다.
책을 덮으며 남는 말은 -팔풍-이었다.
이 말은 35편 수도자의 일상 점검-에 나오는데
참선하는 사람이 일상생활 중에서 늘 점검해야하는 사항을 열거하는 중
..........
當八風境心不動?
...........
이라는 귀절로서 나온다.
그 뜻은 즉
팔풍의 상황에 닥쳤을 때 마음이 흔들림이 없는가? 라는 것이다.
여기서
팔풍이란 마음을 흔드는 바람같은 8가지 상황을 말하는데 그 내용을 하나하나 보면

이利--이익
쇠衰--손실
훼毁--뒤에서 험담
예譽--뒤에서 칭찬
칭稱--면전에서 칭찬
기譏--면전에서 비난
고苦--괴로움
락樂--환희

...................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참 기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팔풍에 대한 경계의 말은
수도승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노름방에서 더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참선하는 사람이 무슨 이익과 손실의 경우가 있겠는가?
오로지 포커판, 카지노, 파생판에서
노름하는 사람들에게 더 맞는 말이 아니겠는가...하는 생각이다.

.........................................................................................

위 글은 2년전 글이다.

이 글이 새삼 새록새록 실감나는 요즘이다.

그제 수능 다음날인 금요일

난 선물거래에서 박살이 났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날 후배들을 모아 술을 한턱 냈다.

둘째가 수능을 잘 봤기에 기분이 좋아서였다.

그러나 술 깨고 내 본업을 생각해보니

그저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였다.

그리고 떠오른 것이 위의 글 팔퐁이었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지인들의 문의 전화에 답하면서

기분이 너무 좋아서 들떴던 것같다.

역시 트레이딩은 마음에서 그 결과가 나타난다.

게룡산에서 실족하여 구덩이로 떨어지는바람에 무릎뼈가 박살난지

그래서 헬기타고 엠브런스타고 병원에 가서 수술한지 그리고 퇴원한지

네달만에 산에 올랐다.

가을이 가득했다.

힘들엇지만 천천히 천천히 올라온 정상에서 바라본 대전 전경은

투명하게 빛나는 가을햇살을 받으며 맑고 밝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상에서 구불구불 내려와 다달은 임도삼거리

여기는 맨발로 걷는 황토길이 길게 만들어져있다.

이곳에서 주로 식사와 함께 막걸리를 마신다.

그리고는 맨발로 길을 걷는다.

뱃속에서 퍼져가는 막걸리의 뜨듯함과

발바닥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기운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머리를 맑게 해준다.

반야심경도 읇조리고

팔풍도 생각하고............

그렇게 걷다 만난 깡패.......당랑이다.

길을 막고 나에게 시비를 건다.

에구 무시라....

조심스레 피해서 돌아간다.

그렇게 걷다가 산을 내려왔다.

시간은 어느덧 해질녘

하늘은 저물고 있었다.

그래 저 하늘처럼 오늘은 접자.

환희도 불쾌감도

모두 비우자.

오로지 팔풍만 다시 마음 깊이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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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넬료333 11.29 12:40
님의 글 ...다시보게되니 무척 반갑네요... 신고
새벽장 02.24 15:59
그런 사고를 당하시다니!!
등산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시 산행 하시게 된 것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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