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위로가 될 수 있을까봐
2015/11/06 18:59
아버지가 바쁘셔서 주식을 거의 못본다고 저에게 좀 보라고 하셨습니다.
전 썰렁한 아버지 계좌에 한미약품을 사놨습니다.
9월에 32, 33만원대 바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0만원에서는 반등한번 나올꺼라고 생각했습니다.
40만원에서 팔고, 바로 다시 잡았다가 맘고생좀 했더랍니다.
제가 매매를 빈번하게 하냐구요?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팔자마다 다시 샀냐구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제 친구에게 한미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제가 살 때는 안 샀는데 제가 판 다음날 음봉에서 다시 사더라구요.
주식 잘 하는 친구입니다. 어느 정도 잘하냐구요?
한미약품을 5천주 살 수 있을 정도로 잘합니다. 그 친구 주식 시작은 700만원 현금서비스였습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그 친구가 주식 할 때는 카드 현금 서비스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큰 손이 사니 또 저 같은 조막손은 안 살수가 없습니다.
이 후 한미는 다시 35만원까지 밀렸습니다.
40만원에서 멈칫 하더라구요. 지금 찾아보니 10월 21일이네요.
못가려나보다 하고 다음날 바로 털었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창 좋은 셀트로 갔습니다.
한미를 빨리 턴 가장 큰 이유가 셀트를 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쭉 더 들고 있었습니다.
26일인가 27일인가 팔더라구요.
배아팠습니다. 종목도 제가 주고, 스토리도 제가 다 알려주었는데
정작 돈 번 놈은 따로 있었습니다.
부러웠지만 워낙 주식 잘하는 친구고 올해 한미 팔아서 겨우 좀 벌었다고 하니
친구에게 축하한다고,
진심으로 말해주었습니다.
한미는 매니저들 주가조작 이야기 나오면서 크게 밀렸습니다.
전 그게 끝인줄 알았습니다.
이 친구가 다시 한미를 산 걸 알게 된건
카톡으로 다시 한미를 물어보기 시작해서 입니다. 다시 갈 것 같냐고.. 자꾸 물어보더라구요.
그 때 좀 눈치 챘습니다. 다시 샀구나. 그때까지도 몰랐습니다. 몇주나 산지.
저도 관심 깊게 보았는데, 제가 판 가격도 있고, 가격도 비싸보여 쉽게 손이 안나가더라구요.
사실 돈도 없었습니다. 한미 판돈 셀트로 다 들어갔거든요.
....................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아는 그런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제 저녁때 그 친구에게서 카톡이 많이 오더라구요. 흥분되었겠지요.
말해주더라구요.4600주 주주라구요.
그런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축하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부끄럽지만.
사실 자꾸 카톡오는 것도 짜증났었습니다.
슬픈 일에 같이 슬퍼하는 것보다
좋은 일에 같이 기뻐하는게 더 어렵다는 것,
맞는 말이더라구요.
오늘은
아버지가 전화를 다 하시더라구요.
잘했다구요.
아버지가 예전에 제가 사 놓은거 보았나 봅니다. 그러나 제가 판줄 모르고 계시더라구요.
전 주식 오래 들고 있기 때문에 들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더라구요.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죠.
팔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음.... 뭐랄까,
오늘 같은 날은
정신승리도 안되더라구요.
아침에 강성주주분이
한미 부럽다고 하시던데.
저는 부럽다기 보다는,
무력감이 밀려왔습니다.
내가 얼마전에 팔았던 종목이 아니더라면
아니 내가 전혀 매매하지 않았던 종목이라면
내가 추천해 주었던 종목이 아니었더라면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해서
내 옆사람이 그렇게 먹지 않았다면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렇게 먹었다면
이렇게 무력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거의 아무것도 안 먹은 것 같습니다.
하루 커피 두잔이 맥스인데, 훨씬 더 마신 것 같습니다.
밖이 깜깜해 지니 이제서야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족발장수님 글 찬찬히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족발 파시기 전에는 글 쓰셨나 봅니다. 필력이 보통이 아니십니다.
오전에는 아무 감흥도 없었는데
지금은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렇다고 열심히 하자 이런 마음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주말에 숨 좀 더 골라야 되나 봅니다.
게시판글 읽어보니 많은 주주분들께서도 멘붕 상태신 것 같군요.
저도 뭐라고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소설 구절 하나 올려드릴께요.
다른 분들 보다는
그냥 저에게 위로해주는 마음으로 써보렵니다.
전 투자를 정말 진지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는 클릭 몇번 하고 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주식을 사기까지의 고민, 들고 있을 때 다른 종목의 유혹, 빠질 때의 번뇌, 오를 때의 갈등...
이 모든 것을 딛고 수익을 내는게 아닐까요.
투자라는 것
남의 눈에는 하찮게 보일지라도, 얼음통안의 얼음처럼 똑같이 보이고 값없이 보일 수도 있지만
오늘 같은 날에
투자의 엄숙함을 체감합니다.
여기 계신분들 중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성공을 하더라도 혹 그렇지 못하더라도
엄숙한 일 묵묵히 해왔다고 생각합시다.
작은 위로라도 되기를 바라며 올려보았습니다.
오늘 악티들 바글바글 기어나오는데,
그런 놈들에게 투자의 엄숙함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살아가는 것은, 진지한 일이다. 비록 모양틀 안에서 똑같은 얼음으로 얼려진다 해도 그렇다, 살아가는 것은 엄숙한 일이다. -<빈처> 중에서-








저는 한미를 오천원에서 샀어네요
새롬기술 잘나갈때
그때 두배정도 먹구 좋다구 나왔더랬는데 ㅎㅎ
약 이십년이 흘러네요
저두 그당시 돈 천만원어치 샀던거 같은데
인내와시간만이개미들에게 수익을 준다는걸 실감합니다 신고
에고 제가 다 안타깝네요. 하지만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거. 신고
간만에 사람 냄새가 나는 진지한 글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심기일전 하시기 바랍니다 신고
그마음 충분히 이해갑니다.
저도 비슷한처지 신고
님의 글에 너무 격하게 공감이 갑니다. 저도 한미 등 2~3개 보유하던 다 종목 정리하고 셀트주주가 되었습니다(평단가 8자 거의 육박) 주식 몇년 안하다 바이오주식 뜨길래 한미 등 들어갔었는데 현재는 셀트로 올인되어 있습니다. 저도 요사이 한미 주가 보면서 가슴 답답함을 감출 수가 없네요.
오늘도 제가 갖고 있지 않은 한미 주가를 보면서 이전에 제가 보유했던 수량에 금일 주가를 곱해보는 부질없는 짓을 해봤습니다. 적지 않았을 수익을 생각해보며...
그런데 제가 왜 한미를 팔고 셀트의 주주가 되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한미를 들고 있었다면 오늘까지 보유하고 있었을지도요. 가슴답답하고 아쉬움이 많지만 저는 솔직히 제 판단에 후회는 없습니다. 아니 후회할 수도 없지만요. 적어도 그 시점에 저는 신중히 고려해서 최선의 선택을 했었으니까요.
사실 지금보면 그 선택의 결과는 어처구니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셀트를 선택한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모바일로 쓰다보니 힘든데 어쨌든 버티고 기다려 큰 열매를 함께 맛보자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님도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아는 것도 행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무식하게 극단적으느 얘기하면 남 만큼 버티면 부자 못됩니다. 더 버텨야지요. 그리고 그 어느 종목에 셀트만큼 크게 베팅할 종목이 있겠습니까?
비오는 주말, 좋은 음악.책.영화 보시면서 힐링하시고 다음주 힘차게 맞이 하시죠. 셀트가 다음주 비실대더라도 뭐 어쩌겠습니까? 그냥 기다러야죠. 이렇게 믿을만한 종목 아직도 못찾았으니... 올러주신 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게 큰 위로가 되었네요. 신고
네.격하게 공감합니다.제 얘기같네요.그 잔애가 한참은 갈터인데---.가슴끝이 애잔하게 아파오네요.시간이 그래도 조금은 약이더이다. 신고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내가 선택한 종목이 움직이지 않고, 지나간 종목이 움직일 때 아쉬움이 정말 크지요.
다른 종목은 작은 호재에도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떠들썩한데 유독 셀트만은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너무도 조용한 것. 정보의 비대칭을 떠나 상식의 범위를 한참 벗어난 이런 현상에 유독 매력을 느끼게 되는건 왜일까요?
한미 주가의 부침을 보면서도 별로 배아프지 않고 오히려 잘됐으니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지 않는 것, 뭔가 커다란 놈이 물밑에서 작업하는 것 같은 느낌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좋은 주말되시고 성투의 단꿈꾸시기 바랍니다. 신고
셀트 앞으로 10년 이면 한미 안 부러울겁니다.
힘내세요.. 신고
공감합니다.
저는 그럴때면
돈과 건강을 바꿨다 생각하고
스스로 위로했답니다.
같이 힘내요.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