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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나쁘고 이상한 놈 2008/08/04 09:37
동등
 

저희 가족은 영화를 자주 보는 편에 속하죠. 한국영화 외국영화 가리지는 않습니다.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나 들리는 풍설에 의존해 볼 영화를 선별하죠. 휴가 마지막 날 저희 가족은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극장에 가서는 남자들은 미이라3을 봤고, 여자들은 놈,놈,놈을 봤죠. 미이라3은 애들 보기에는 무리가 없는 영화였지만 제가 보기에는 한참 시시한 영화에 불과했습니다. 평점을 나름대로 주자면 c급영화 수준으로 봐주고 싶습니다. 그래픽이 요란하긴 하지만 스토리의 연결성이나 편집상의 강약조절에는 실패한 영화라고 보여집니다. 심형래감독의 디워보다도 훨씬 못한 영화라고 저는 생각하고 싶습니다.


사실 문제는 미이라가 아닙니다. 그저 그런 할리우드영화 지나치게 많잖아요. 그 중 한 영화를 봤다 생각하면 그만이겠죠. 우리영화 놈놈놈이 문제입니다. 관중이 500만을 돌파했다고 하는데 직접 보다가 중간에 나와 버린 저희 여자들 입을 빌자면 수준은 f급영화입니다. 그 영화를 돈 내고 보기도 아까울뿐더러 내용이 불쾌해서 더 이상 좌석에 앉아있을 수 없었다고 그러더군요. 잔인하게 사람 죽이고, 웃기게 사람 죽이고, 철없는 관객은 히죽거리며 웃어주고, 한심해도 한참 한심한 영화였던 모양입니다. 제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집 여자들의 말을 빌자면 주연급 배우 세 명을 데려다놓고 나쁘면서 이상한 영화를 만들어버렸다고 합니다.


밤에 ocn에서 상영하는 쇼생크탈출을 우리 가족 모두 보게 됐습니다. 우리 애들도 두세 번은 이미 봤던 영화고, 저는 열 번도 더 봤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팀로빈스라는 배우야 제가 워낙 좋아하는 배우죠. 야곱의 사다리라는 영화에서 저는 그 배우의 연기에 완전히 매료된 적이 있죠. 세상으로 향하는 창문을 열면서 공포에 질려버린 그 배우의 눈빛,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람 때려잡지 않아도 그 배우가 뭘 말하는지 다 알 수 있죠. 쇼생크탈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절제된 행동과 대사 속에서 충분히 영화의 깊이를 우려낼 줄 아는 훌륭한 연기를 역시 보여줍니다. 저런 영화가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고 저희 가족 모두 이구동성 탄식을 털어놓았습니다.


세상사는 거 간단하고 편리한 게 좋습니다. 우리들의 영원한 숙제인 죽음과 섹스 영화 속에서 반복되는 거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카타르시스 아니겠어요. 인정할 수밖에 없죠. 그러나 방식이 조금은 점잖고 수준이 조금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질 영화를 만들어놓고 홍보에만 열을 내지 말고 팔리지 않더라도 소신껏 작품에 열중하는 꾼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군요.


돈 놓고 돈 먹자는 상업주의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돈보다 중요한 게 더 많습니다. 누구도 돈이 전부라고 말하지 않잖아요. 누구나 돈이 많았으면 좋아하겠지만 그게 전부라고 말하는 놈은 이상한 놈이죠. 나쁘지도 이상하지도 않으면서 좋은 놈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휴가 다녀와서 이상한 소리 꺼내봤습니다.

 

 

7

  • 떡집아저씨 08.04 10:20

    휴가 잘 다녀오셨습니까? 신고

  • 동등 08.04 10:47

    감사드립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뉘신지 잘 모르겠군요. 인천에 사시는 떡집 아줌마는 알고 있습니다. ㅎㅎㅎ. 반갑고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신고

  • Dan풍 08.04 14:38

    ^_^ 영화도 취향이란게 있습니다. 시간죽이기라고 하나요? Killing Time. 여기에 충실한 내용의 영화도 각 개인의 취향이란게 있어서 평가를 달리 하겠죠? 재작년인가요, 작년인가요. 영화에 투자했다 손해본 금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고 하죠? 너도나도 영화제작에 돈줄을 대다가 좁은 국내시장이 늘지않아 손해을 본 것이죠. 신고

  • Dan풍 08.04 14:42

    영화산업은 대중의 취향이 절대적입니다. 상반기 '추적자'가 500만을 넘겼고 이제 '넘넘'이 그 뒤로 잇고 있는데,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죠. 방만하게 늘어났던 영화산업을 다시 추스려 다시 앞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초면이지만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영화이고, 다른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한 영화인데, F급이라는 관전평에 놀라워 무례하게 덧글을 달게 되네요. 10인10색, 100인100색이라고 하죠. 사람 다름을 발견한 지금 뭐, 대단한 영화팬을 만난 것같은
    기쁨(?)을 느낍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구우벅~~ ^_^ 신고

  • 동등 08.04 15:09

    저야 저희 집 여자들 말만 듣고 말하는 겁니다. 언제 기회 되면 tv에서라도 보게 되겠죠. 영화가 모든 계층을 다 만족 시킬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 일상적인 가치를 무시하고 싶은 일부 관객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하시겠군요. 자세한 제 논점을 설명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보게 되면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련지 모르겠군요. 즐거운 오후되세요.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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