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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밑 풍경 2008/07/09 09:33
동등

 

미국시장이 급등을 했군요. 그나마 다행이다 싶네요. 반등의 빌미라도 돼줬으면 좋겠군요. 1600이 깨지자 들어온 제 계좌도 지수 하락에 비해 한참 엉망이 돼버렸습니다. 반등 먹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당한 셈이죠. 좀 더 버텨 볼 생각입니다.


이곳 도심을 흐르는 하천은 1급수죠. 청계천처럼 억지를 부리는 하천이 아니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하천입니다. 도시민들의 산책로이기도 하고요. 위 사진은 간이 뚝방 어업입니다. 피라미를 잡는 거 같은데, 뚝방을 쌓아놓고 일정 시간이 흐른 후 그물망으로 입구를 봉쇄해서 갇힌 물고기들을 통째로 잡아들이는 방법이죠. 하천에 물고기들이 엄청나니까 가능한 방법일 겁니다. 그렇다고 갇힌 물고기들을 다 잡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부 힘 있는 물고기들은 뚝방을 뛰어넘는 괴력을 발휘하죠. 물고기들 입장에선 다급하고 무서운 일이겠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삶의 역동을 일순간 느끼게 되죠. 한 단계 더 생각해보면 한낱 미물의 삶도 너무 소중해보입니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아래는 무척 시원하더군요. 그늘이 져서 그런지, 바람도 다리아래에서 한참을 머물다 지나가는지는 모르지만 경로당이 따로 없습니다. 편하게 오침을 즐기는 노인들도 많이 계시고, 노인들이 화투도 치고 낚시도 하시죠. 다리아래에서 세 분 노인들이 낚시를 즐기고 계시더군요. 한가로운 풍경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세 분의 표정이 달라도 한참 다르시더군요. 가운데 한 분은 시원하게 망사조끼를 입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 얼굴이 마치 화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시원하게 보이는 분이 왜 화가 나셨을까. 궁금해서 유심히 그분들의 낚시형태를 살펴봤습니다.


가운데 노인은 무척 성질이 급한 분이셨습니다. 낚시대를 던지고 나서 10초를 못 견디시더군요. 오래 견뎌야 20여초였습니다. 낚시대를 끌어올리면 떡밥이 그 압력에 의해 달아나버리니 또 떡밥을 낚시 바늘에 끼워야 하고, 낚시대를 물속에 담구는 시간보다 낚시 바늘에 떡밥 끼우는 시간이 더 길으니 물고기를 잡을 확률이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죠. 곁에 계시는 노인 두 분은 피라미는 물론이고 손바닥만 한 붕어도 낚아 올리시며 솔솔한 재미를 보고 계시는데 망사노인은 헛물만 켜고 계셨습니다.


망사노인은 그래서 화가 나셨습니다. 기다릴 줄 모르는 당신 탓이지만 상대적 빈곤감이 당신을 몹시도 괴롭혔을 겁니다. 누가 그랬던가요. 낚시는 시간을 낚는 거라고. 이 주식이나 세상사 모두 다르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인생이란 시간을 다루는 기술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누가 어떻게 정해진 그 시간을 잘 다뤄나가는지가 한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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