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버섯을 알기까지
봄날의 등산은 따뜻한 날씨와 함께 한결 시원하고 꽃향기와 더불어 상쾌한 기분이다. 산에는 산나물이 돋아나서 나물 캐는 사람들도 보인다. 고사리나물은 제사상에나 올리는 귀한 나물로 여겨왔으나 근래에는 발암물질이 있다고 하여 좋아하지 않는다. 살아있는 나무는 신선한 산소를 선물하듯 듬뿍 내어 뿜고 죽은 나무는 영양가 높고 신비한 효능의 버섯을 자라게 키웠다. 물씬물씬
풍겨오는 나무 향기와 풀 내음은 다정의 이슬처럼 뚝뚝 떨어지도록 내뱉고 있다. 할미꽃 따라 진달래가 산천의 비탈을 적시고 이어서 이팜나무꽃이 봄의 끝자락을 백설처럼 마무리하나 보다. 녹음 속에 기울이는 계절의 나이는 계산이 없다.
산새 소리는 오페라하우스에 온 듯하고 뻐꾸기는 짝을 찾는 노래로 바쁘다. 자기 새끼를 낳았으면 자기가 키울 일이지 남의 집을 기웃거리며 마땅한 새끼 맡길 남의 양옥만 찾는가 보다. 뻐꾸기 새끼도 어미를 닮아서 얌체 짓을 한다. 멧새 집에 어미가 알을 낳아 키우도록 위탁하면 먼저 부화한 맷새 새끼와 나머지 알을 자기 몸으로 모조리 밀어낸다. 털도 안 난 것이 눈도 떨어지지 못한 놈이 날갯짓으로 온몸 힘을 다하여 기를 써가매 밀어내 버린다. 제 한 몸만 남을 때까지 발버둥 친다. 혹여나 멧새 어미가 자기 새끼 아니라는 걸 알고 키워주지 아니할까 걱정이다. 도대체 이런 무례한 생각을 누가 가르쳐 줬을까? 도무지 직접 보지 않으면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장끼란 놈이 자기를 해치고 싶은 마음이 아닌데도 화들짝 놀라게 하고 날아오른다. 장끼가 나르는 소리에 놀란 산토끼란 놈도 내가 천적인 줄 잘못 알고 도망가기 바쁘다. 멧돼지는 새끼 여덟 마리나 거느리고 내 앞을 소름이 끼치게 하며 지나간다. 돼지들이 저만한 몸집에 도토리 먹고 체력유지가 되는 일도 신기하다. 곳곳에 흙을 밭고랑 갈아엎듯이 파헤친 걸 보면 흙 속에 맛있는 벌레라도 있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벌레들이 많아 동물성 먹이라도 섭취하게 되어서 저렇게 번성하는 족속이었나보다. 멧돼지 몸집이 엄청나게 커서 만약 사람을 공격하면 당할 재간이 없겠다. 그래도 나는 멧돼지의 공격을 대비해 크게 보이도록 벌릴 수 있는 겉옷을 걸치고 간다. 멧돼지 몸보다 더 크게 보여지게 하면 그놈이 먼저 기겁을 내는 습성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 먼저 자기 새끼를 해롭게 하지 않으면 공격 없이 그냥 도망가는 준법정신은 정치가들 보다 낫다.
죽은 나뭇가지에서는 온갖 버섯이 여기저기 보인다. 운지버섯도 보이고 이제 동전 모양만큼 자라는 영지버섯 귀여움도 있다. 썩어가는 참나무 가지에서 마치 미역처럼 유들유들한 버섯이 이름은 모르지만 아마도 식용일 것 같았다. 왜냐하면, 식당에서 요리에 든 버섯과 비슷해서다. 특히 중화요리에서 맛나는 쫄깃쫄깃한 버섯 같은 모양이다.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에게 카카오톡으로 물어보아도 아는 친구가 없었다. 야생의 버섯은 독성이 강한 종류가 많아서 함부로 식용하지는 못한다. 나는 누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하니 "아, 그거 모기버섯이다." 했다. 누님은 목이버섯을 마트에서 구매해서 식용한단다. 듣는 발음은 모기버섯이라 들렸지만 목이(木耳)버섯이란다. 모양이 사람의 귀와 같다고 나무에 나는 것은 목이(木耳)고 바위에 나는 것은 석이(石耳)란다.
석이버섯은 아마 땅김이라는 버섯을 의미하는 듯하다. 목이버섯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사진까지 잘 나와 있었다. 인터넷의 사진을 보니 확실한 식용버섯이었다. 누구의 글을 보니 여행가다 시장에서 목이버섯 자연산이 나와서 그걸 사다가 먹기 바빠서 여행도 가지 않고 버섯요리에 현혹했다는 이야기다. 맛으로 말하면 여행가다 중지할 정도로 자연산 목이버섯이 최고의 맛자랑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채취하여 맛을 보았다. 진짜 버섯 참맛의 희한한 맛을 내는 버섯임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래서 다음날부터 목이버섯 채취에 나섰다. 봄비가 내린 후에라야 자생하는 버섯이다. 봄비가 충분히 내리면 사람의 귀같이 생긴 버섯이 마치 미역 해초처럼 부드럽게 잘 자랐다. 아주 양질의 깨끗한 자연산 목이버섯이 탐스러웠다.
목이버섯은 채취하여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여 두고 먹을 수 있었다. 10일 정도는 견디는 식품이다. 더 많이 확보되면 햇볕에 말려서 충분히 건조되면 자크로 된 비닐봉지에 넣어두고 사용하면 된다. 말린 목이버섯은 오래 두고 먹어도 되므로 친척이나 이웃에게 나누어 먹으면 즐겁다. 미역처럼 부드럽고 그보다 더 두껍지만 말리면 수량이 아주 적게 축소된다. 그래서 말린 목이버섯은 조금씩만 물에 불려도 양이 너무 많아지게 되어 아깝게도 버릴 수가 있다. 알맞은 양을 경험하고 물에 불려야 제대로 아껴 맛나게 먹을 수가 있는 일이다. 등산도 하고 버섯 채취도 하여 도랑치고 가제 잡는 이익이다. 자연산 목이버섯의 맛과 향이 너무 좋아서 등산가면 자꾸만 목이버섯을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 글 : 박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