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동안 성장주와 가치주간에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성장이 좋은지 가치가 좋은지를 놓고 치열하게 다툼을 해왔었죠.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분은 무의미 하며 성장은 가치의 한부분이라는 의견이 대세가 됐습니다. 아무래도 가치의 대한 정의를 잘못내림으로써 이런 논쟁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가치란 기업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가치주라고 하면 대부분 자산이 많은 기업을 떠올립니다. 개인적으로 가치라는 말은 상위의 개념으로 보이고, 성장주 vs 자산주라는 구분이 더 명확해 보입니다. 물론 자산주라는 표현도 정확히 포괄하지 못하는 개념이지만 가치주보다는 나아보입니다. 사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기업들을 두 가지 틀에 담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거죠.
하여튼 시장은 분명히 기업을 가치주와 성장주로 나누고 있습니다. 이런 분류에 따라 기업들이 다른 특성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익률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장에서 이분법적인 구분은 쓸데없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적정주가를 평가할 때(가치라는 말과 혼동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적정주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가치주와 성장주의 특성에 따라 다른 잣대가 필요한 만큼(결국 이것은 수익률로 이어지죠.) 이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로 보입니다.
가치주
가.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굴뚝산업에 속해있으며 자산이 많습니다.
나. 대부분 PBR이 1 아래로 자산가치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 가치주 투자는 시장의 비관적인 전망으로 실제 가치보다 더욱 저평가 되어있을 때 실적 을 낼 수 있습니다.
성장주
가. 일반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신사업에 속해있으며 자산보다는 이익이 많습니다.
나. 평균 2-3을 상회하는 고 PBR을 보입니다.
다. 성장주 투자는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회사가 빨리 성장하면 실적을 보일 수 있 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특성을 정리해봤습니다. 단지 산술적으로 생각하면 PBR이 작은 가치주 투자가 더욱 좋아 보입니다. PBR 0.5에만 사도 이미 두 배의 수익을 보장받습니다. 물론 단지 산술적으로입니다. 1000원 지폐를 500원 동전과 교환하면 이득인 것과 같은 이치죠. 이에 반해 따지면 500원짜리 동전을 1000원을 주고 사는 셈이죠. 물론 현재만을 따지면 그렇고 실제 기업들은 변하는 돈과 같습니다. 1000원에 산 500원이 몇 년간 묵혔더니 5000원 지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00원 지폐가 500원에 팔린다는 건 이미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인데 반해 500원 동전이 5000원 지폐가 될 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정교한 분석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시장에는 간혹 500원에 팔리는 5000원짜리 지폐가 있기도 합니다.
단지 펀더멘털로 가치주와 성장주를 비교하려면 동일한 투자기간에 현재자본 + 미래 이익을 합하고 이 가치에 대해 현재 지불하는 금액을 비교하면 되겠지요. 구체적인 계산은 안 해봤지만 어림짐작으로 봐도 가치주가 더욱 많은 돈을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실제 1000원에 산 500원 동전이 1000원이 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합니다. 수익은 전혀 없는 1000원짜리 기업을 500원에 산 투자와 연 15%의 ROE를 보이는 500원짜리 기업을 1000원에 산 투자가 앞의 투자를 따르려면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죠. 게다가 15%는 일반적으로 저희가 상당히 좋다고 생각하는 수치입니다. 물론 5년을 기점으로 수익은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수익을 누리기 위해서는 상당히 장기간의 투자를 요합니다. 장기간 같은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5년을 기준으로 보면 분명히 가치주가 더욱 좋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15%의 ROE가 지속될지는 정교한 분석을 필요로 하죠. 그에 반해 가치주는 이미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수익이 똑같은 상황에서는 안정적이고 하방경직성이 있는 가치주가 훨씬 좋습니다. 이는 3%에 빌려서 6%로 빌려주는 은행과 5%에 빌려서 8%에 빌려주는 저축은행과의 차이라고 볼 수 있죠. 사업자라면 누구나 저축은행보다는 은행을 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 그렇고 실제 현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현실은 1000원을 사는 게 아니라 1000원을 가질 권리를 500원에 산다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돈을 버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이 권리를 사고 팜으로써 얻을 수 있다는 점이죠. 결국 펀더멘털보다,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 따라서 실제 수익이 좌우됩니다. 지금까지 성장주와 가치주의 대한 시장의 평가를 참고하면 수익이 없는 1000원짜리를 500원에 사는 것보다 15%의 ROE를 보이는 500원짜리 기업을 1000원에 사는 게 더욱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 수익성장이 기대되지 않는 자산주들은 특별한 촉매 요인이 없는 한 주가의 변화가 미미한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현재까지 번 돈(자본)보다는 앞으로 벌어들일 돈(이익)을 더욱 좋아합니다. 실제 기업의 설립 목적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합리적입니다. 현재보다 미래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입니다.
성장주와 가치주를 대하는 시장의 태도를 보면 매우 웃기기도 합니다. 이론상 펀더멘털적으로 빠른 주가상승이 기대되는 건 가치주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성장주에 몰리는 것을 보면 말이죠. 비싼 값에 주고 산 주식이 그 차액을 만회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수익을 내려면 더욱 기다려야 합니다) 그 기간까지 보유할 목적으로 성장주를 사는 투자자는 드뭅니다.
어쨌든 투자에서 돈을 버는 방법인 ‘소수의 시각을 유지하는 것’은 성장주와 가치주 모두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빌밀러가 말한 것처럼 성장주는 상대보다 더욱 정확한 실적을 예측해야 되고 가치주는 시장의 평가가 과도했다는 점을 알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알아야 되는 것은 가치주나 성장주 모두 똑같이 요구되는 사항입니다.
결국은 성향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미래 이익 예측에 자신이 있고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는 성장주에 관심을 가지겠고, 보수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가치주에 집중하겠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가치주가 분석하기에는 수월하지만 아직 젊어서 그런지 성장하는 기업에 관심이 많이 가는군요. 등소평이 흰 고양이냐 검은고양이냐는 상관없다.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것 이라고 한말이 기억납니다. 결론은 수익률이죠. 가치주 중에서도 성장주 중에서도 높은 수익을 낼 기업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필요한 것은 이것을 알 수 있는 연구와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