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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2011/10/28 21:10
책임승부사

 

 

 70년대 후반, 제2차 오일쇼크가 있었고 박정희대통령이 서거한 그 해 겨울

취직을 하려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취직은 안되고 그래서 하는일없이 빈둥거리다가

그만 노름에 빠져 적지않은 돈을 갖다 버리고는 집에서 쫓겨나 허름한 여인숙에서 잠시 지낸적이 있었다.

 

 설명절이 닥쳤는데 집에도 못가고 숙식해결도 하루하루 살얼음 걷듯이 난망하던 당시,

자가용영업하던 아는 형뻘 한사람이 설날 아침에 부산에서 의령가는 예약손님이 있는데

자기대신 날더러 수고좀 하란다.

물론 그날의 수입은 날더러 가지라면서...

한끼한끼의 밥값이 없어 쩔쩔매던 상황이었으니 얼씨구나 그러겠노라고 하고는 설날아침

예약손님 집앞에서 새벽4시에 만나기로 하고 그믐날 밤을 여인숙에서 지새우고 새벽에 일어났는데

자명종 시계도 없고 혹시 약속시간 늦을까봐 여인숙조바 아줌마에게 부탁을 해놓고는

잠자리에 들었지만 얼마나 신경이 쓰였는지 조바아줌마가 깨우지 않아도 내 스스로 눈이 뜨였다.

그런데 시간에 맞춰 예약손님집에를 갔는데 의령까지 가야 할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아 결국은

의령행이 포기되어 버렸는데 그믐날 저녁부터 설날아침까지 그 힘들게 밤잠을 설치고

빈손가락 빨은적이 있었다.

 

 지내놓고 보니까 내가 그렇게 약속시간 늦지않기위해 추운 겨울밤,

잠을 자는둥마는둥 제시간에 스스로 깨어나는 그 책임감이 있었기에 이후 결혼을 하고 하는일마다

순탄하게 성공하였는 모양이다.

 

 그러나 딱 한가지.

이 파생판에서만큼은 아무리 강한 책임감으로 대해도 쉽게 속살을 보여주지 않아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었는지......

 

 좋은일도 얼굴을 찡그려야 말이 나오는 사람이 있고, 궂은일도 농담으로 허허허 웃으면서

남의 얘기하듯 하는 사람이 있다지만 지금의 내가 그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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