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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사언(楊士彦)의 어머니 2013/04/1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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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사언(楊士彦)의 어머니

위 사진의 시(詩)는 우리가 알기로는 모든 일에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교훈적 시로만 알고 있었는데 깊은 내력을 살펴보니. 양사언이 어머니를 그리는 시라는 해석이 KBS 역사 이야기에서 밝힌 적이 있다.

양 사언의 아버지 '양 민'이 전라도 영광의 사또로 부임해 내려가면서 어느 고을 한 집에서 한 소녀의 식사대접을 받게 된다. 태도나 말솜씨가 어찌나 어른스러우며 예의 바른지 사또는 너무나 고맙고 기특하게 여겨 파란 부채와 빨간 부채를 선물하면서 그냥 전달하기가 멋쩍어 농담으로 "이는 고마움으로 내가 너에게 채단 대신 주는 것이니 어서 받으라."는 말을 한다.

이에 소녀는 순진해서 채단으로 알고 집안에 있던 빨간 보자기에 그 부채들을 정중하게 받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사또 '양 민'이 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 이 소녀의 아버지가 사또를 찾아와서 고한다.

"제 딸년이 사또의 채단을 받은 후로는 시집을 보내려 해도 어느 곳으로도 시집을 안 가겠다고 해서 영문을 몰라 이렇게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이에 사또는 "그 정성이 지극하거늘 내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겠소. 날짜를 잡아 아내로 맞겠소"

식사 한끼 얻어먹고 대가로 부채 두 자루 선물했으면 밥값으로 충분할 텐데, 졸지에 아내로까지 맞이하게 되었으니 운명의 장난인가? 신의 축복인가?

어디 삼류 드라마 같은 이 이야기는 실화이다. 이 소녀가 바로 후에 양사언(楊士彦)의 어머니가 된다.

중요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사또는 정실부인이 있었고 이 부인과의 사이에 '양사준'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리고 후처, 즉 소실인 이 소녀와의 사이에 士彦(사언)과 사기, 두 아들이 탄생한다.

사준, 사언, 사기, 이 삼형제는 자라며 매우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 났으며 풍채도 좋아 주변으로부터 칭송이 끊이질 않았다고 하며, 형제애가 깊어 중국의 '소순, 소식, 소철' 삼형제와 비교되기도 했다고 한다.

정실부인이 죽고 모든 살림살이를 후처인 사언의 어머니가 도맡아 하게 되고 아들들을 훌륭하게 키웠다.

그러나 아들들이 아무리 훌륭하면 뭣하냐 서자들인데... 이 소실부인의 서러움과 한탄은 적자가 아닌 서자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실부인의 꿈은 자기 아들들의 머리에서 서자의 딱지를 떼 내는 일이었다

남편 '양 민'이 죽고 장례 날에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눈물 흘리며 말한다.

"양씨 가문에 들어와 아들을 낳았으며, 아들들이 재주 있고 총명하며 풍채도 있거늘 첩이 낳았다 하여, 나라 풍습은 그들에게서 서자의 너울을 벗겨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장손인 적자 양사준에게 울면서 부탁한다.

"첩이 또한 이 다음에 서모의 누를 가지고 죽은 후라도 우리 큰 아드님께서는 석 달 복밖에 입지 않으실 터이니, 이리 되면 그때 가서 내가 낳은 두 아들은 서자 소리를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지금 영감님 성복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복제가 혼돈하여 사람이 모르게 될 것입니다.

내 이미 마음을 다진 몸, 무엇을 주저 하오리까 만은 내가 죽은 뒤 사언, 사기 두 형제한테 서자란 말로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죽어서도 기꺼이 영감님 곁에 누울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양사언의 어머니는 가슴에 품고 있던 단검을 꺼내 자결을 하고 만다.

아들들이 그녀를 부둥켜 안았을 땐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 아들을 서자의 멍에를 풀어주고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가게 하고 싶었던 여인, 죽음으로써 부조리한 인간 차별화를 타파하고 싶었었던 선구자적인 신여성 이 어머니의 죽음은 양사언이 더욱 훌륭한 문인(文人)이 되는데 자양분이 되었으리라. 그는 후에 장원 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오르게 된다.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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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느낌 04.18 10:35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네요 .양사언님의 그 기개 좀이라도 품고 싶어 외우고 갑니다. 신고
banner 04.18 13:02
넵, 훌륭한 어머니가 훌륭한 아들을 만든다는 걸 확인시킨 사례 같아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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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위에핀연꽃 04.20 10:22
청문회 있어으면 판서 되기는 힘들겟네요, 신고
banner 04.20 14:44
넵, 그 당시와 요즘엔 축첩에 관한 한 많은 차이가 있으니까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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