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에 어느 동호회에 썼던 글인데
이곳에 함 올려봅니다.....
한참 인터넷 동호회 활동했던 때라
말투가 좀 그러네요
말투를 바꿀려고 했더니 글의 맛이 살지 않는군요
그래서 그냥 올립니다
재미로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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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요리강습이 아닙니당,,,
남이 요리해온 돈까스를 어떡하면 맛있게 먹을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서,,,
제가 대학시절에 우연히 먹기 시작한,,,
돈까스를 맛있게 먹는 비법을 공개하고자 합니당,,,
물론 이렇게 먹는 방법은
먼저 뱃짱이 두둑해야 하고
주체성(?)이 강해야 따라 할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도
결코 요동벌판식 돈까스 먹기의 참맛을 음미하지 못하실겁니당,,,
자~~~
모두 모두 주목해주세요,,,주목,,,!!!
먼저 장소는 어디든 상관없습니당,,,
호텔식당이 되었건,,,삐까번쩍한 레스토랑이 되었건,,,
후미진 골목의 기사식당이 되었건,,,아님 자기 집의 주방이 되었건,,,
중요한 것은 돈까스 요리가 제대로 나오는 곳이면 상관없습니당,,,
식당에서 돈까스를 시키면,,,
먼저 스프가 나오지여,,,
아,,,글고,,,
반드시 밥을 시켜야합니다,,,
빵을 시켜놓고 저를 쳐다보셔야 아무 소용없어요,,,
꼭 밥을 시키시기 바랍니당,,,
자 스프가 나왔습니다,,,
스프는 멀로 먹지여,,,?
아 당근 숟갈로 드신다구여,,,
네,,,맞습니다,,,
여기까지는 뭐 다를 것이 없지여,,,
다 먹고 난 다음부터가 중요합니다,,,
스프를 먹고 나면 식당 종업원이 스프그릇과 숟갈을 가져가지여,,,?
네,,,
여기서 잽싸게 종업원으로부터 숟갈을 낚아채야합니다,,,
이걸 종업원에게 뺏기면 이어지는 글을 읽어봐야 아무 소용없어요,,,
만사휴의(萬事休矣),,,
종업원이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려도 오불관언,,,못본척하세여,,,
이넘아 나중에 다 필요해서 이러는거여,,,이렇게 속으로 한마디 쏘아주시고여,,,
아,,,숟갈을 낚아채는데 성공하셨다고여,,,?
네,,,아주 잘 하셨습니다,,,
긴장되시져,,,흐흐흐
이넘이 도대체 뭔 수작을 할려고 이리 사설이 기나,,,아마 이러실겁니당,,,
그래도 머 할수 없져,,,
불만 있으시면,,,
이쯤에서 중단하시고 주식공부나 하시던가,,,ㅡ.ㅡ
이렇게 딴짓하고 있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 주문한 돈까스가 배달되어 옵니당,,,
음,,,
알맞게 튀겨진 고기에 먹음직스런 마카로니...기타 각종 야채와,,,야채 샐러드,,,
밥도 나왔는지 확인합니다,,,
자,,,재료가 다 갖춰졌나여,,,?
네,,,완벽하게 갖춰졌다고여,,,
그럼 지금부터 요동벌판식 돈까스 제대로 먹기 강의가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당,,,
먼저 한손엔 포크,,,다른 손엔 나이프를 움켜 쥡니당,,,
어떤 손에 뭘 잡아야하는지는 몰라도 됩니당,,,
다만,,,
왼손잡이라면 왼손에 칼을,,,
오른손잡이라면 오른손에 칼을 잡으세여,,,
그리고 노랗게 튀겨진 돈까스 고기를 향해 돌진합니당,,,
포크로 고정하고 다른 손의 칼로 돈까스 고기를 난도질하세여,,,
맛있는 식사도 하고,,,스트레스도 풀고,,,흐흐흐
기왕이면,,,
바둑판식으로 칼질을 해서 돈까스 고기를 조각 조각 내놓습니다,,,
이걸 다 하셨으면 이제 포크와 칼을 한쪽으로 치워버리세여,,,
앞으로 쓸일 없습니다,,,
대신에,,,
아까 종업원으로부터 빼앗아놓은 숟가락있지여,,,?
네,,,그걸 집어드세여...^^
그리고,,,밥이 따로 나와 있지여,,,?
주저 마시고,,,그 밥을,,, 아까 잘라놓은 고기위에 쏟아버리세여,,,
기왕 쏟기 시작한거,,,마카로니건 야채건 샐러드건 가리지 마시고,,,
몽땅,,,고기가 담겨있는 접시에 같이 섞어버리세여,,,
그다음에,,,식탁을 보시면,,,아마 캐첩병이 보일겁니다,,,
캐첩을 듬뿍 듬뿍 골고루 쏟아놓은 음식위에 뿌리세여,,,
아,,,이런,,,눈치볼거 없어여,,,
주체성,,,!!!
맛있게 먹는데엔 주체성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지여,,,? 흐흐흐
캐첩이 적게 들어가면 맛이 약간 떨어집니당,,,
다 됐나여,,,?
그럼 이제부터는
아까 빼앗아놓은 숟갈로다가,,,
우리의 전통 비빔밥 드실때에 단련된 방법으루,,,
앞에 놓여진 음식들을 사정없이 버무리세여,,,
어허~~~
뭘 옆자리 눈치를 보시나여,,,
주체성,,,!!!
배짱,,,!!!
제가 처음에 머라 말씀드렸나여,,,
두둑한 배짱과 확고한 주체성없이는,,,
결코 요동벌판 만의 돈까스 맛있게 먹기를 따라할수 없을거라고 했자나여,,,!!!
종업원녀석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다가오는 군여,,,
혹시 만들어온 음식이 맘에 안드시냐고 물어오거든,,,
못들은척하고,,,걍 무시해 버리세여,,,
그럼 녀석은 더욱 안절부절 못할겁니당,,,
못본척하세여,,,
자~~~
이제 다 비볐나여,,,?
꿀꺽~~~
보기만해도 군침이 돌지 않나여,,.?
한숫갈 듬뿍 퍼서 입에 넣어보세여,,,
아마도,,,입속에서 걍~~~
사르르 녹을겁니당,,,
다 끝났어여,,,-.-
넘 썰렁한가여,,,?
음,,,
썰렁함 어때여,,,쩝
맛있게 먹음 된거쥐...-.-
(후기)
제가 대학시절에,,,
레스토랑에서 온갖 얌전을 빼며 돈까스를 조심스럽게 서양식대로 오물 오물 먹는 여학생들을 보고,,,
문득 서양음식문화에 길들여져가는 우리 모습이 불만스러워,,,
내식대로 한 번 먹어본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읍니당,,,
음식이야 코큰 네놈들이 만들었지만,,,
먹는 식만큼은 우리식대로 먹는다,,,
내가 왜 굳이 네놈들 먹는 식대로 간지럽게 먹어야하는가 말이다,,,
뭐 이런 어줍잖은 객기에서 시작했던 거져,,,
근데,,,
아 글씨,,,
이 맛이 쥑여주는 겁니당,,,
그뒤로부터는,,,
돈까스를 먹으러 가면,,,
어디를 가든,,,누구와 만나든,,,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이렇게 먹기 시작했지여,,,
우리 집사람과 결혼한지 얼마 안된 때,,,
양식을 먹고 싶다고 하길레,,,
강남역 뒤의 어느 레스토랑에 데리고 간적이 있었져,,,
온갖 얌전을 빼고 앉아서 기품있게(?) 양식을 먹으려했던 우리 집사람은,,,
제가 하는 양을 보고는 거의 기절초풍을 하더군여,,,
집사람과 양식집에 간게 그날이 처음이었거든여,,,흐흐흐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그런거에 눈썹 하나라도 까딱한다면 요동벌판이 아니져,,,
아무리 집사람이 눈짓을 해도 못본척,,,
제식대로 요리를 만들어갔져,,,
다 비벼놓고 보면 정말 맛있게 보입니당,,,
다 비빈후... 그 큰 숟갈로 듬뿍 듬뿍 퍼 먹기 시작했지여,,,
음,,,
그런데 이게 웬일,,,
그렇게 점잔빼며 오물오물 양놈식대로 먹던 집사람이,,,
맛있게 보인다고,,,
한숫갈만 달라는 겁니당,,,흐흐흐
물론,,,
음식의 맛보다도,,,
형식과 체면을 더 중요시하는 저희집 마님께서는,,,
그날 이후로,,,
저에게 양식집에 가자는 말을 한적이,,,
단 한번도 없답니당,,,
챙피해서 같이 못먹는다...이거져...ㅡ.ㅡ
결국 그날이...
집사람과 양식집에 간,,,
처음이자 마지막날이 되었던 것이지여,,,-.-
믿거나 말거나,,,
문득 돈까스가 먹고 싶어져서,,,
주절주절 옛일을 적어보았습니당,,,
요동벌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