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 (友情, friendship) ◈
겨우내내 웅크렸던 몸에 활기(活氣)를 넣고자 아버지 모시고 아파트 옆 상동 호수공원 나갔죠.
2011. 02. 11 (月)
분홍색 예쁜 옷을 입은 꼬마가 급히 자전거를 세우고 뛰어갑니다.
걷지 못하는 친구인줄 알았더니, 롤러브레이드 신은 친구가 혹 넘어질까바
빠르게 달려가서 부축을 하는 겁니다.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넘어지면 안되니 얼른가서 부축(?)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마치 새끼낳은 어미 개를 보는 것 같습니다.
어찌 꼬마가 저렇게 가장 기본적인 심성, 덕목(德目)을 저리 잘 알까?
"시봉(侍奉)하지 않으면 혹 놀아주지 않는 거 아냐?" 따위의 생각은
어들들의 기막힌 상상력을 뿐이죠.
아파트로 돌아가 받은 전화는 이런 우정에 대한 기본(基本, basis)과 환상(幻想)을 날립니다.
"저 희진이 아버집니다. 혜영이가 우리 희진이 패딩자켓을 입고 돌려주지 않습니다.
신고하려고 하다가 이렇게 전화를 겁니다."
"혜영이가 자기 옷과 바꿔입고 가서 돌려주지 않는다고 희진이를 다그쳐 알아냈죠.
"한 벌이 아니고 웃도리가 하나 더 있고 바지 하나, 예쁜 신발도 하나 있습니다."
"25만원 노스자켓 어렵게 사준 건데, 혜영이 지금 집에 있습니까?"
"예, 저는 혜영이 외삼촌입니다."
"혜영이에게 물어보아 저녁까지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녁까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혜영아 희진이 아버지가 화가 났나봐, 희진이 옷 가져오란다."
"그 옷 다른 애가 입고 있어."
더 이상 제가 해결할 일은 없더군요.
애미(여동생)에게 전화하니 전화를 걸어온 상대방 아빠가 몰라도 뭘 모른다고 하더군요.
어머니 얘기로는 동생부부가 예쁜 옷, 비싼 옷, 신발 그렇게 많이 사줬건만,
밖에 나가면 다른 옷을 입고 오고, 신발은 어디에 버렸나? 슬리퍼나 엉터리 캠퍼스화를 신고 온다는군요.
혜영이 옷만 전문으로 바꿔입는 애도 있다네요.
며칠 전에는 길다란 와인(포도주) 병이 없어졌길래, 여동생이 물어봐서 모른다고 했는데,
일요일 청소하다 책장 높은 곳(천장)에서 빈 병이 나오더랍니다.
그제저야 컴퓨터 방에서 빈 접시들이 나온 이유를 깨달았다는군요.
냉장고에서 할머니 몰래 햄접시와 계란찜 등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가 포도주 안주를 삼은 거죠.
할머니(어머니)가 허풍이 약간 있는 편이라 반만 믿는다고 치면?
다른 술(알콜도수가 포도주보다 셈)은 뚜껑만 열린 채로 있는 것을 보면 한 모금 마셨다 포기?
중1여자 애가 집에서 어떤 스팀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남의 집에 와서 할머니 뻔히 거실에 있는데, 몰래몰래 냉장고 휘저어 안주거리 찾아 나발채 마셔댔으니...
제가 알았다면 그 하소연이나, 열-불나는 욱하는 사연이나 한번 들어보련만...
이런 일은 저도 청소년 시절에 늘상 한 일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술인심이 좋죠? ^_^
엄마아빠 방에서 머리를 감고 얼굴에 찍어바르고 하는 일상적인 행동들이 반복되는데,
싸움을 하나 방문닫고 소리가 커지길래 의아해 했을 겁니다?
회사에서 돌아온 여동생, 전날 새로 사온 화장품을 찍어 바르고 다른 용기에 퍼갔나?
움푹 패이고, 더한 것은 목걸이와 반지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안방문을 잠겨놓고 누구도 열어주지 말라고 열쇠를 할머니(어머니)에게 맡겨놓고 나갔으나,
열쇠달라는 여조카의 청을 거절할 수는 없는 일...
다른 일은 몰라도 도둑질하는 친구까지 집으로 불러들이는 일은
친구를 잘못 사궈도 한참 잘못된 거죠.
어렵게 25만원짜리 옷을 사줬다는 희진이 아빠!
혜영이가 패딩자켓 2벌과 신발을 바꿔신고 가서 돌려주지 않는다고 아빠에게 말한 희진이.
그외 이름도 모르는 다섯손가락~ 열손가락 되는 친구들이 다 그런 수준이라는 얘기.
"나름의 상처가 있으니 오빠는 다그치지 말고 있어."
애들에게 도대체 나름의 무슨 상처가 있을까?
대체로 부모의 이혼 별거나 다툼, 집안 경제력의 약소함 등이 주 요인으로 보이더군요.
조카 친구들 형편이 그리 편해 보이지는 않으니까요.
저는 자유방임, 생긴데로 그냥 놓아두고 스스로 알아서 하라! 주의라
그냥 방치합니다. 또 제가 한 마디해봤자 애들에게는 잔소리만 될 테니까요.
간혹 아파트 옆 놀이터나 주변에서 담배라도 피고있는 무더기, 그룹을 보면
볼러서 노친네 쓰잘 때없는 한 두마디 해주는 정도죠.
혜영아빠는 퇴근하자 혜영이를 차에 태워 밤에 나갔습니다.
여동생과 함께 새벽 3시에 들어왔다는군요.
아마 친구집 찾아다니면 옷가지외 신발을 수거(收去), 원위치 시키는 일을 했을 겁니다.
희진이 아빠는 그래도 자기 딸 옷이라도 찾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 집 딸은 옷이 워낙 많아 밖에 갔다 버려도 부모가 묻지도 않고 찾지도 않는다고 어머니가 푸념.
조카 옷 신발 신으려고 집에 찾아오는 애들이 몇 있다고 허풍을 섞는 어머니.
밖에 나가 친구들과 담배피우고, 얼굴에 떡칠을 하고 어른 흉내를 내는 애들,
하루 이틀 외박하며 밥 먹듯이 학교에 빠지는 이런 골치덩어리들이
1년 전에 엄연히 초등학생이었다면 아마 믿을 사람이 없을 겁니다.
인큐베이터에서 자라는 생명처럼, 비닐하우스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생명처럼,
애들은 초등학교 졸업후 1달이 새롭게 어른흉내, 세상의 호기심에 물들어 갑니다.
가정사의 문제도 있겠지만, 철모르고 단지 노는 것이 좋아 밖으로 도는 제 조카가 있고,
가정사가 곁들여진, 그야말로 문제가 있는 가정의 친구들과 노는 조타를 바라보는 시선은
저 청소년 시절 "좋은 친구 사귀어라, 나쁜 친구와 놀지마라, 내 아들은 좋은앤데, 친구들이 나쁘다."
잔소리 듣기 싫던 청소년기에 듣던 시시콜콜 고리타분한 노땅들 소리를
이제 제가 조카를 바라보며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롤러브레이드 신은 친구 넘어질까바
자전거 세워놓고 달려가는 순수함이 우정(友情, friendship)일 텐데,
중1짜리가 화장 진하게 하고 같이 조폭이나 도둑놈의 싹으로 자라고, 어깨에 힘주고, 같이 행동하고
옷- 신발 바꿔신고, 친구들 핸드폰 빌려서 며칠 사용하고, 학교 하루 이틀 빼먹고
친구와 같이 놀아주는 게 우정(友情)인가 정착이 될까 걱정이 됩니다.
하기야 저 청소년 때 일을 생각하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고3 때 친구가 여학생 2명을 밤 늦게 집으로 데려왔죠.
안된다고 했지만 늦은 밤 갈 때는 없고 어찌어찌 조용히 머물다 가라고 들였는데,
허름한 한옥집에서 문틈으로 밤새 무슨 소리가 새 나갔는지
지금은 할머니, 당시 제 어머니가 담임선생을 찾았습니다.
우정(友情)!
참 정의하기 어려운 말이죠?
우정보다 애키우기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여학생.
거짓말 밥먹듯이 하는 아이,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친구만나고 노는 것으로 평생을 살려는 아이,
어디에 가둘 수도 없고, 말발도 안 먹히고 제지도 안 되고, 싹수는 점점 노란 정도를 넘어 실망으로 치닫고...
지금은 4차원에서 사는 아버지나
80늙은이 딸 살림 도와주고 상부상조하는 노모나,
저 땜 부모님 속상한 것이 어떠했는지, 조카를 보며 깨닫습니다.
"농사 중에 자식 농사가 제일(최고)!"라는 말이 생긴 이유를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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