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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일기 2010/12/2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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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일기

 

시집와서 어떤 아픔에도 참고, 또 슬퍼도 당신이 보는 앞에서는 눈물도 흘리지 못했습니다.
고달프고 힘든 삶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도 당신이 더 힘들어 할까 봐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모질게 살아 주었습니다.


돌아보니 내 세월이 눈물뿐이었습니다.
이제는 눈가에 주름만 가득할 뿐, 처녀시절 청순했던 미소는 간 곳이 없습니다.
당신이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걱정해도 실제 나는 아무 잘못도 없으면서 모두가 내 탓 인양 잘못을 빌며 살았던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살지 않았다면 당신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단연코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없었다면 당신의 오늘 날의 이런 삶이 있었겠습니까?
이 모두가 내 덕분인 걸 아셔야 합니다.

당신의 오늘이 있게 해준 사람은 당신이 아닌 나였다고 확신합니다.
오늘 당신이 웃을 수 있는 것도 나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나에게 당신은 무엇이었습니까? 당신이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생각해보니 당신은 항상 당신의 허물을 감추려고 화낸 일 밖에 없었고 언제나 당신이 제일인 것처럼 나를 무시해도 묵묵히 바라보고 따라가 준 그런 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그저 당신 곁에 있어주고 그저 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에게 폭군이었습니다.


그래도 당신에게 꿋꿋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고 당신을 제대로 살아가게 만들어 주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나와 같이 살아온 세상도 당신 혼자의 세상이었습니다.
당신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는 줄 아는 착각 속에 빠져 나를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당신이 나를 잊어버리고 살아온 세월 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아파도 원망 한번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던 제 가슴이 어떠했을까요?
같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아내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살아온 당신에게 이제라도 고쳐보려고 나의 일생을 회상하며 적어보지만 이 무슨 소용입니까?

 

이미 자신을 잃어버리고 당신 혼자 살아온 세월을 어찌 해야 합니까?
당신이 눈물로 용서를 구한다고 해서 나의 잃어버린 세월이 되돌아 올까요? 식어버린 내 가슴이 뜨거워질까요?

 

지금쯤은 내가 혹시라도 떠나갈 것 같아 당신이 두려워하고 있을까요?

당신의 삶이 나의 삶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 왔으니 내가 당신 곁을 떠난다 해도 당신은 두렵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 당신이 얼마 안 남은 세월을 지금처럼 혼자라는 생각으로 살아갈 것에 겁먹고 있음을 느낍니다.

당신은 사랑이 없어서도 아니었는데 내게 한 번도 줘 본적 없는 당신의 진실한 마음을 어이해야 하는지 지금은 후회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아파하며 살아 왔을 내게 무엇으로 남은 인생 보상해야 할지 애 쓰고 있음을 느낍니다.

지금까지와는 반대로만 한다면 용서하고 떠나지 않겠습니다.

 

 

(아내의 일기 중에서)

 

 

14

  • 공오혁신 12.28 08:58

    베너님 돈벌이는 잘하시는지요.잘하셔서 운동도만이하시고 여행도만이다니시고 항상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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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nner 12.28 19:48

    넵, 고마워여, 혁신 씨... 제가 워낙 돈과는 인연이 없는 것 같아여...
    그냥 먹고 사는 걸로 만족해야죠... 운동다니고 여행 다닐 돈은 벌어야 하는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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