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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동호회에서 모내기 對民지원에 나섰다. 요즘은 모내기를 트렉터나 경운기로 하지만 의원들의 대민지원이라 직접 논에 들어가 수작업을 하기로 했다. 마을 주민들이 모내기 준비를 다 해 놨고, 현장에 도착한 의원들 중 한 의원이 먼저 논에 들어가 다른 의원들에게 빨리 들어오라고 한다. 그러자 한 의원이 그 의원에게 논에서 나오라고 소리친다. 논에 들어간 의원이 무슨 일인가 싶어 의아한 표정으로 나온다. 그를 불러낸 의원이 '모를 논에다 심지 말고 논 위쪽에 있는 밭에다 심자'고 제안을 한다. 개혁을 좋아하는 의원이다. 이에 옆에 있던 다른 의원이 '누가 모를 밭에다 심나 논에다 심어야지' 하며 나선다. 또 다른 한 의원이 듣고 있다가 나선다. '모를 꼭 논에다 심어야 한다는 것은 수구적 발상이다' 옥신각신 하는 사이 일행은 둘로 나눠지게 되어 한 쪽은 논에다 심자 하고 한 쪽은 밭에다 심자는 주장으로 설전이 벌어졌다. 쉽게 해결이 될 것 같지가 않다. 이윽고 날은 저물고, 모를 심기에는 너무 어두워져서야 합의를 봤다. '오늘은 이미 날이 저물었으니 밤 새 충분한 협의를 거쳐 모는 내일 날 밝으면 심을 것'이라며 처음 논에 들어간 의원에게 나오라고 소리치던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새 날이 밝았다. 밤 새 서로 자기측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협의를 거치고 대표단을 구성하여 아침부터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장에서는 격론이 벌어지고 간간히 고성이 들리기도 한다. 점심 식사도 거른채 마라톤 협상이 이어졌다. 좀처럼 끝이 날 것 같지 않고, 그 사이 또 날이 저물어 간다. 오늘 결정이 안되면 논의 흙이 굳어져 서레질을 다시 해야 할 판이다. 협상 도중 간사들이 나왔다. 촉각을 세우고 기다리던 기자들이 진행상황에 대한 질문공세를 폈지만 묵묵부답 굳은 표정으로 같은 편 의원들 쪽으로 가서 뭔가 숙의를 한다. 숙의를 끝낸 간사들이 다시 협상장으로 들어간다. 각 자 긍정적 동의를 얻은듯 나올때보다 표정이 밝아진 것으로 보아 곧 타결이 될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리고도 한참이나 지나 드디어 협상장 문이 열리고 양측 대표단이 환하게 웃으며 나왔다. 나란히 기자단 앞에 섰다. 모를 논에 심자고 주장하는 측의 협상대표이자 먼저 논에 들어갔던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협상안을 발표하겠습니다.' '???' '모는 논과 밭 사이의 밭둑에 심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
註) 일단 반대를 한다. 이유는 중요치 않다. 아무 이유나 갖다 붙이고 우기면 된다. 그러면 상대쪽에서 협상안이 나온다. 협상안을 받아 들고 이런저런 이유를 개발하며 시간을 질질 끈다. 처음부터 양보(?)해야 할 쪽은 정해져 있다. 시간만 끌면 된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쪽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손해 볼 일 전혀 없는 협상이다. 최소한 상대가 의도하는 바대로 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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