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나타내지 않는 사찰! ■
기도발 봉정암에는 불사-불전(佛事, 佛錢))이 쏟아지는데,
남녁땅 여수 영취산 밑 흥국사엔 기와불사도 외면이다.
만냥 시주하지 못 하고 서울 올라온 것이 못내 가슴에 걸린다.
흥국사 위치가 위치인지라, 군인이 아닌 승병으로 외놈과 싸운 최첨병이기도 하다.
그리보면 남녁땅 바다, 강과 접한 곳 어디에서나 스님네들은
竹槍(죽창)으로 조총을 막았다. 불심에 앞서 호국이 먼저이니......
대웅전의 유연한 자세, 남루한 듯 빛바래 고(古)티가 나는 은은한 자태에
도량 앞에 선 나는 지긋히 주늑든다.
가을보다 봄에 좋다는 남녁땅 여수 절 흥국사!!
여수 시내 사람들이 몰려와 떠들고 흥청거릴 자리에, 진달래 핑계댄
서울 등산객 삼삼오오 걸어 다닌다.
빛 바랜 대웅전을 한 바퀴 돌아, 후불탱화 아득한 그림의 자취를 좇다
땡그랑~~ 풍경소리가 고개를 올리게 한다.
무심히 스치지 말라고 '바람이 풍경에게 Sign'을 보낸다.
뉘라서 할 일없이 풍경과 놀아주랴? 바람이 잔 봄이라야 풍경이 좋단다.
둘은 짝이라 손_객이 없어도 계절~ 밤낮 가리지 않고 잘도 논다.
고개들어 하늘 풍경 바라본 찰라에 긴 시간이 잠긴다.
'찰라'도 '영겁'도 그렇게 바람처럼 풍경소리처럼 이렇게 왔다 이렇게 간다.
흥국사를 스치는 나처럼...... 무미한 산객처럼......
흥국사 큰 방, 오래되어 반질되는 마루의 괴목(느티나무) 판재는
손으로 만져보지 않아도 그 큰 방에서 공부하는 스님네의 품성을 알겠다.
고무신, 아니 털신 한 벌 가지런히 놓였지만 어디에서도 스님은 찾을 수 없고,
쫄따기(막내)로 보이는 스님네 둘이 장사 안되는 기와불사에 앉아
이제나 저제나 손님을 기다린다.
기도발 봉정암에 은전- 보시(布施)가 쌓이는데, 나라지킨 호국도량
땅끝 바다 흥국사에는 佛錢(불전)- 불심대신 항상 고즈녁이 에워싸고 있다.
'얼룩달룩'보다 화려함보다 '고색창연'~ 고고하며 빛바랜 흥국사 무심-벽에서 다정다감이 느껴진다.
'보시(布施)없는 말없는 다수의 불심'이라고 생각해 본다.
무엇을 바랴라?
불법(佛法)도, 마음의 안정도, 꽃피는 철 여기서는 다~~아 부질(필요) 없는 일,
일주문 지나 하나, 둘 있는 식당에서 탁주 한잔 마시면 될 일을......
여수 시내서 데리고 온 아녀자 한 명 있다면 금상첨화이고......
서울 데려가겠다 고득여 탁주 한잔 마셨던 사람이 어찌 없을꼬?
풍류를 아는 한량, 여수 시내 한잔에서 흥국사 일주문 근처로 자리를 옮겨
한잔 술로 밤을 지새는데, 시쳇말로 여수 양반들이 기생을 데리고
노는 절이라지만, 기생놀음도 예절과 질서가 있는 법.
여수 기생 살 능력이 없으면 제 마눌이라도 데리고 가야,
떨어진 동백 안주삼아 세상사 한탄을 늘어놓을 것 아닌가?
영취산 진달래 보고 도둑처럼 살며시 흥국사 훔쳐보다 가는 이 신세타령!
"여수와서 돈자랑 마라"
여수 기생을 어찌 사랴?
일주문 밖 동백은 이른 봄이 좋은데,
기생도 없고 동백도 없으니 다리힘 빠지고 흥도 빠진다.
선운사골째기엔 선운사 동백꽃과 막걸릿집여자의 육자배기가락!
흥국사 일주문 밖 "생선 비릿내 내 돈 싫은 뇬!" 돈자랑!^_^
봄도 이른 봄의 동백이 가장 좋다지만, 일주문 밖 동백은
잎도 바래, 꽃도 바래 몇 송이를 늦깍이 손-객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제 할 일을 다한다.
버스찾아 내려가다 벚꽃끝나 새싹 솟으며 나타나는 가로수 괴목(느티나무) 보니
무심한 스님네 늙어져 마루바닥 삐걱일 때, 잘 자란 놈 켜서 쓰였으면 좋겠다.
진달래를 보았느냐? 버스를 보았느냐? 시간을 보았느냐?
진달래는 눈이 있으니, 버스는 다리가 있으니, 시간은 느낌이 있으니
알지어늘, 담고 가지 못하고 쏟고 가는 사람네는 바람과 풍경이
부러울 뿐이다......
나 죽기 전에 뜻 있어 다시 한번 와 볼런지......
탁배기잔 한 잔 술에 돈 넘쳐나는 얘기 들어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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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문 지나 "영취산 흥국사 현판"이 일주문을 대신한다. 밖은 동백 빛 바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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