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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원 단상090220 품성 2009/02/20 14:17
장형

 

요즘 집안이 시끌시끌하다.
둘째와 셋째가 방학이라 집에 있는데다가
군대갔던 첫째까지 휴가를 나오는 바람에
오랜만에 여섯식구가 모두 하루 종일 집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가 잘 오지 않는지라
애들과 추억이 남을만한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궁리하다가 마침 동네에 당구장이 생겼기에
애들에게 당구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일단 당구장으로 데리고 가서
퀴걸이부터 큐대 잡는 법 치는 자세 등등과 함께 시범. 
--애들아 공 가운데 점이 있지 그 점을 중심으로 아홉개의 점이 있다고 생각해
  위 아래 좌 우 ...그리고 맞춰야할 공 두개의 각도가 예각일때는 아래로 둔각일때는 위로
  조금씩 이동하는 거야..
하면서 시범을 보이면 녀석들은 와...하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그러나 막상 치는 것을 보면 제각각이다.
성격이 제각각이기 때문.
  특히 성질이 젤 급한 막내녀석...가관이다.
공이 서기 전에 친다고 덤벼들고...ㅠㅠ
--이놈아 당구는 도야...도 닦듯이 마음이 차분해야 잘 맞는거야.
  너무 조급하게 굴지 말고 천천히 해봐.
 

이렇게 야단을 치면서 삼십년전의 내 모습을 본다.
급한 성질에 기본기도 안된 상태로 내기당구를 친다고 씩씩거리며 치다보니
마음은 흔들리고 공은 안맞고 잔뜩 힘이 들어간채로 채를 휘두르고
그러다 당구대 모서리에 오른손검지손가락 마디를 부딪쳐서 피를 흘리기 일쑤이던 ....ㅎㅎ
애비가 이랬으니 그 자식들이 오죽하겠는가..ㅎㅎㅎ


돌이켜보면 그렇게 게임비 내기 당구를 칠 때부터 도박의 맛을 들였던 것같다.
물론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등도 따먹기였으니 도박성이 있었으나  
마음의 미묘한 상태가 결과로 나타나는 면에선
당구만큼 도박의 민감한 성격을 보여줬던 것은 없는 듯하다. 
마음을 비우고 집중을 하여 치면 잘 맞는 데
뭔가 승부욕에 가득차거나 돈 시간 등등의 문제로 맘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무지하게 안맞았던 기억이 난다.
내 경우 셩질이 급하고 욕심이 많아 마음이 잘 흔들리는 바람에
당구실력이 참 안늘었었는데
그것은 트레이딩에서도 비숫한 듯하다.


당구와 트레이딩...
나에게 있어서 이것들을 익혀나가는 과정은 너무나 비숫했다.
당구알의 성격이나 길도 모르는
기본기도 안된 상태에서 내기당구를 치겠다고 덤벼들었던 모습이나
장의 성격 방향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물론이고
진입 청산의 기준조차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먹겠다고 덤벼들었던 모습이나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ㅎㅎㅎㅎ
그러니 돈이 남들보다 두배세배 더들지..


이러한 조급하고 조악한 행동의 원인을 캐보면 항상 오만과 탐욕이 근원이다.
나는 남들보다 잘났다. 적어도 남들보다 모자라진 않다.
나는 무엇이던 할 수 있다...는 오만과
많이 빨리 먹고 싶다는 탐욕....
이것들이 나를 그렇게 힘들게 만든 것이다.


트레이딩...
곰곰 생각해보면
트레이딩에서 젤 중요한 것은
뭔가 수익을 잘내는 비법이나 기술, 큰 자본, 방대한 통계치 등등 보다는
맘을 비움과 선량합 겸손함 등의 좋은 성품이 아닌가 싶다.
시장의 방향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과 운과 기술 절제력 등등도 중요하지만
트레이딩 중에 이것들을 조화롭게 이어나가게 하는 것은 착한 심성이기에.....
그래야 탐욕과 아집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착한 심성이란 나와 나 이외의 존재와의 조화이기에....


내기 당구 칠 때보면 당구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아버지가 부자라고 자기가 대통령이라고
영화배우라고 잘치지 않는다.
트레이딩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트레이더에게는
자금의 크기나 학력이나 지식이나 지위 소질 외모 권력같은 외적 요인은 하나도 필요없다.
성실 정직 겸손 진지함 검소함 선량함 등과 같은 내면의 힘이 더 중요하다.
내면의 힘이 극대화되어 자신의 인생화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트레이더가 탄생한다.
이것은 트레이더가 항상 돈에 흔들리기에 더욱 그렇다.
한두번 먹고 말 것이 아니라 평생을 트레이딩하며 살아야하기에 더욱 그렇다.

 

트레이딩이란 어찌보면
미래를 예측하여 돈을 걸어 내기를 하는 것......
미래는 알 수 없기에 트레이딩에서 운도 많이 좌우하는 듯하다.
그러나 트레이딩의 실력은 결코 운이 아니다.
수없는 우연의 바다를 헤엄치면서 자신만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트레이더의 필연이다.
알 수 없는 미시적 우연을  자기 삶의 필연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트레이딩이다.


그렇기에
승부사 기질이니 승부사 근성이니 하는 말은 모두 죽음으로 이끄는 말이다.
트레이더는 끝없이 비겁해야한다.
그래야만 욕망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트레이딩은 도박이다.
도박은 마음을 다스리는 게임이며 조화의 게임이다.
누구나 마음속의 욕심을 이길 수 없다. 다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렇기에 트레이딩을 하는 한
트레이더는 뼈를 깎는 인고의 마음수양을 멈춰선 안되는 것이다.


.................

10시 26분 선물 지수 14090 장 지루하다
결국 내릴 듯도 한데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과연 어디로 갈까? 반등하여 종지 1100 위로 다시 회귀할 것인가?
아니면 1000을 향해 내릴 것인가?
예측할 필요없다. 그저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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