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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서 2009/01/29 18:01
동등

이번 설날은 처가에서 보냈습니다. 명절을 처가에서 보낸 게 살면서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장남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명절이면 이래저래 제가 챙길 일이 있었거든요. 그게 핑계라면 핑계였을 겁니다. 이번 서울행을 실행하는 데에는 결심이 문제였지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제 어머니도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고, 명절제사야 제 동생과 제 큰 아들이 치루면 되니 고지식한 누가 봐도 흠잡을 데는 없었습니다.

 

문제라면 거리가 문제였죠. 그리고 시간도 문제였죠. 장장 5시간에 걸친 기차여행이 지루하기 그지없었죠. 과거 12시간이 걸리던 시절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는 나이 탓인지 체력이 문제였습니다. 서울에서 지방을 찾는 분들도 그 지루한 시간에 대한 고통이 보통이 아니셨겠더군요. 그분들의 심정 충분히 헤아리고도 남은 지루한 일정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느낀 첫감정은 서울이 단일민족이 사는 도시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일정에 제 처제와 결혼할 남자를 만나기로 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유독 외국인에 대해 관심이 가더군요. 제 처제 남자친구가 캐나다 사람이거든요. 그 친구를 서울 도착하자 마자 동대문 두타에서 만났거든요. 한국 음식도 같이 먹고 술도 진하게 한 잔 해보니 사람 좋아보이더군요. 사람이란 시일을 두고 좀 더 겪어봐야 속내를 알 수 있겠지만 말이죠. 그 이방인과의 만남이 제 처제에게도 좋은 결실로 맺어지고 행복한 두 사람이 돼줬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동대문에도 외국인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서양사람들은 물론이고 동남아, 몽골, 러시아 등 무수한 많은 인종과 나라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제 컴퓨터 부속장치 구입 때문에 들렸던 용산 전자상가에서도 외국인들을 무수히 목도했습니다. 서울이 국제도시라는 걸 실감하고 남았죠. 제가 사는 이곳도 외국인들이 많긴 하지만 고작해야 이곳 시골로 국제결혼한 동남아 부인들과 영어강사들 정도죠. 간혹 공단에 출입하는 외국인도 있긴 하지만 소수에 불과하고요. 거기에 비하면 서울은 외국의 한 도시를 옮겨논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을 떠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이제는 서울을 알아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설날 방문한 캐나다 친구와 유창한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조카들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죠. 제 아이들은 외국인이라면 일단 겁부터 먹고 대화를 시작하려 하는데 그 아이들은 거침이 없었거든요. 보고 듣고, 인식하는 정도가 서울과 지방이 서로 다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설날 뿐 아니라 휴가차 서울도 가볼 생각입니다. 제 아이들을 지 부모가 다닌 대학 견학도 시켜주고, 그 대학에서 이뤄낼 꿈들을 말해주고 싶더군요.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있을 수 있는 많은 일들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용산상가에서 본 그 수많은 직종과 분야도 보여줘야 되겠고, 의류상가는 물론 인사동과 강남 등 지방과 다른 뭔가를 상세히 보여줄 생각입니다.

 

지금껏 세상이 넓어졌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작게만 살아오지 않았는지 회한이 들기도 하는군요. 비가 오는군요. 촉촉한 기분에 인사 차 글 올립니다. 즐거운 저녁 되십시오.

 




♬ Les Voyageurs / Rene Aubry

3

  • richeasy 01.30 12:54

    명절을 뜻있게 보내신거 같군요. 건강하십시오^^ 신고

  • 동등 01.30 17:40

    제 나름대로는 색다른 명절을 보냈군요.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제가 서울에 가면 한 번 뵙죠? 술이야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시니 차라도 한 잔 하십시다. ㅎㅎㅎ. 건강하시고요. 즐거운 날 이어가셨으면 좋겠군요. 신고

  • richeasy 02.13 09:56

    설 오시면 연락 꼭 주셔요 ^^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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