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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의 정말 멋진 논설. 2016/10/12 20:17
제로스2
몇시간전 네이버에 셀트리온 검색하니
나온글이라 퍼왔습니다.


한미약품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스타다. 수십 년 연구개발과 투자 외길의 결실을 지난해 맺었다. 7조원 넘는 기술 수출에 성공했고 1년 새 주가도 10배 가까이 뛰었다. 지금도 제2의 한미를 꿈꾸며 뛰는 바이오벤처가 수두룩하다. 그런 한미약품이 대형 악재를 ‘늑장 공시’ 하는 바람에 파장이 크다. 생각거리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도덕적 해이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증권가에서 주식 고수로 불린다. 자기 회사 주식을 철저히 투자·관리하는 몇 안 되는 오너로 꼽힌다. 1990년대에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주식을 줬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다. 진작 지주회사와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열 살도 안 된 손자·손녀 7명에게 수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증여했다. 절친한 고등학교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가 국내 최고 수퍼개미가 된 것도 임 회장 덕이 컸다. 신 대표는 2년 전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대거 사들였는데 이게 2년 만에 4~10배 올라 그를 1조원 넘는 주식 부자로 만들어줬다.

 그런 임 회장의 한미약품이 8000억원짜리 기술 계약 해지라는 대형 악재를 다음 날 개장 후 29분이 지나서야 공시했다. 그 29분 동안 5만 주, 약 300억원어치의 공매도가 이뤄졌다. 평소(하루 평균 4800주)의 10배 물량이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아놓는 것으로 주가가 하락할수록 이득을 보는 투자 기법이다. 65만원이던 주가는 일주일 새 42만원으로 급락했다. 단순 계산하면 공매도 세력은 일주일 만에 약 100억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누군가 벌면 누군가는 잃는 법, 이때의 루저는 개인투자자이기 쉽다. 개인들은 사실상 공매도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더 분노하며 ‘소송 불사’를 외치는 이유다.

 한미 측은 ‘단순 실수’라고 하지만 시장은 좀체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공시 하나에 주가가 특히 심하게 요동치는 게 제약·바이오 기업의 특징이다. 1973년 설립해 산전수전 다 겪은 한미약품 측의 해명치곤 많이 군색하다. 주식 상장은 공익이란 이름으로 사기업에 준 발권력이다. 스타 기업일수록 더 깊은 책임과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는 바이오 투자의 단기 조급증이다. 증시에서 바이오벤처는 대표적인 장기 투자상품이다. 작물로 치면 잣나무와 같다. 잣은 12년을 키워야 첫 열매를 맺는다. 25년이 지나야 제대로 수확할 수 있다. 미국의 10대 바이오 기업인 셀진과 리제네론은 지난해 각각 150달러·579달러까지 올랐지만 상장 후 20년간 주가는 10~30달러를 넘지 못했다. 1984년 상장한 암젠은 30년 후 주가가 1500배 올랐고 1990년 상장한 셀진은 500배 뛰었다. 하지만 휴지조각처럼 사라진 기업은 부지기수다.

 국내 바이오벤처는 지금이 발아기다. 90년대 말 김대중 정부 때 뿌린 씨가 막 싹을 틔웠다. 셀트리온·마크로젠·메디포스트… 돈 버는 바이오 기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20여 년간 의대·약대로만 몰린 인재들도 넘친다. 10년만 더 키우면 제대로 수확할 수 있다. 바이오는 돈을 먹고 자란다. 최종 성공까지는 몇 백억~수천억원의 끝없는 자금 수혈이 있어야 한다. 미국이 바이오테크 기업은 매출이 없어도 전문가들이 미래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면 상장을 허용해주는 이유다. 그런 만큼 장기 투자, 제대로 투자, 알고 투자하는 시장의 뒷받침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떤가. 고질적 냄비 근성이 여전하다. 한미약품의 악재 하나에 시장이 출렁이고 전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다. 이래서야 바이오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세 번째는 따로 노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500조원을 굴리는 연못 속 고래다.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연못이 커지기도 줄어들기도 한다. 그런데 올 들어 바이오 주식을 대거 팔았다. 게다가 최근 3년간 약 120만 주의 제약·바이오 주식을 공매도 세력에게 빌려줬다. 가뜩이나 힘을 잃은 바이오 시장은 더 쪼그라들었다. 국민연금이 챙긴 것은 주식 대여료 65억원뿐이다. 연못이 쪼그라들면 고래도 살 수 없다.

이정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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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errot88 10.12 20:24

    이정재 논설워원님 속시원하네요. 응원하고 지지 하겠습니다. 신고

  • 온돌38 10.12 20:32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을 멋진 글로 쓰셨네요!
    그래도 소금같은 분들이 계셔서 썩지는 않는것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신고

  • jameskan 10.12 20:36

    정말 제대로 논설을 썼군요. 신고

  • kjaha332 10.12 20:44

    그냥 한미는 진실성이 잆는 거죠
    누구 믿고갈까요 신고

  • 참돌금 10.12 20:47

    연못이 쪼그라들면 고래도 살 수 없다라는 말이 참 귀감되네요 신고

  • lguokok 10.12 21:10

    사이다~우리 진성주주들의 절규가 담겨있네요~ 신고

  • 셀트희 10.12 21:17

    간만에 속 시원한 글을보네요
    제대로 콕콕 찝어서 말씀한번 잘하시네요
    고맙습니다^^ 신고

  • minho5276 10.12 21:54

    셀주주모임에서 이런분에게 뭘 해줄수있는것이 없을까?
    정직한 언론상 같은~~ 신고

  • 유마의눈 10.12 22:03

    좋은글, 고맙습니다. 내용도 바르고, 문장력도 좋아 쏙 들어옵니다. 신고

  • 큰성공자 10.12 22:15

    바이오는 공매도를 없애야한다 신고

  • 무등산셀주주 10.12 22:30

    에라이.. 궁민연금.. 신고

  • koreoan 10.12 22:57

    3공장 증설 완료가 2021년 이면
    정말 제대로된 폭발적 매출증가는
    어쩌면 그이후 ^^
    그전까지는 점진적 상승
    기본으로 지금부터 10년이상은
    코가 찌를듯한 쉰내가 나게 푸ㅡ욱
    장독대서 숙성 시켜야 될듯한 맘 가짐을
    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신고

  • 돌샘1 10.12 23:00

    이정재 논설위원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니 중앙일보 소속인듯 합니다. 삼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앙일보.
    글의 내용중 다 좋은데 미국은 매출이 없는 바이오 기업도 미래성장성이 있으면 상장을 허용해준다는 내용이 걸쩍지근 하네요. 삼바 상장을 은연중에 홍보하는 것이 아닌지?
    홍보라는게 드러내놓고 하는것 보다는 이런식으로 은연중에 슬슬 흘리는게 상당한 효과가 있어서 기자나 논설위원들이 주로 많이 쓰는 수법이라서 진의가 조금은 의심스럽네요. 신고

  • 삼조두레박 10.13 06:35

    대단한 통찰력 입니다 신고

  • navigator99 10.13 07:20

    정확하고 객관적이 분석이군요.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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